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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물가 5개월째 2%대 고공행진…추석 앞두고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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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표와 따로 노는 현장경기 ◆

추석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물가가 2%대 고공행진을 이어 가고 있어 민생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9(2015년 100 기준)로 1년 전보다 2.6% 올랐다. 7월에 이어 8월에도 연중 최고치다. 물가 압박에 한은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자금 압박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현재 대출을 끼고 있는 자영업자는 246만6000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이 받은 대출 규모는 832조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49%에 달한다. 올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8.8% 급증해 가계대출 증가율(9.5%)의 2배 수준이다.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민간소비 반등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0.8%를 기록했다고 한국은행이 이날 밝혔다.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0.7%)에 비해 0.1%포인트 오른 수치로 4분기 연속 오름세다. 2분기 백신 접종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반짝' 주춤하자 감염병 사태 조기 졸업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는 지난 7월 한은 속보치 대비 0.1%포인트 늘어난 3.6%를 기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신한금융그룹이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 축사를 통해 "우리 경제가 적극적인 정책 대응과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7월 3분기 시작과 함께 델타 변이가 확산하며 이 같은 소비 회복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은은 지난 5월에는 올 하반기 민간소비가 4.0% 반등할 것으로 봤지만 델타 변이 사태가 터진 후인 8월에는 하반기 소비 전망을 3.3%로 대폭 낮췄다.

[김정환 기자 / 전경운 기자]

정부, 올 4%대 성장 자신하지만…소상공인 63%는 '폐업 고민'

2분기 소비 반짝 반등했지만
거리두기 4단계 이후 급냉각

성장률 전망 유지한 韓銀도
하반기 소비는 4%서 3.3%로

중기중앙회 등 5개 단체
"소상공인 희생에 의존하는
현재 방역체계 대전환 요구"

매일경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오른쪽 다섯째) 등 5개 중기·소상공인단체장들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위드 코로나 대응, 방역체계 개편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생존 위기를 호소하며 새 방역체계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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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좋아진다고요? 자영업자에게는 딴 나라 이야기예요. 거리두기 조치 때문에 피눈물 흘리면서 음식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어요."(서울 식당 운영자 A씨)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으로 행사가 전면 취소되면서 매출이 80% 급락했어요. 중소기업 판로도 막히고 신제품을 찾고 싶어하는 바이어들도 힘들어지는 이중고의 연속이에요."(전시업체 대표 B씨)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2분기 경제 성적표는 양호한 편이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지속된 3분기는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 델타 변이 확산사태로 거리두기 조치가 장기화하며 자영업자들과 취약계층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2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거리두기 방역체계가 지속될 경우 휴·폐업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응답률은 63%에 달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5개 단체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소상공인 희생에만 의존하는 현재 방역체계 대신 업종별·단계별로 정상적 경제활동을 허용하는 방역체계 개편을 서둘러 줄 것을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한은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전 분기 대비 0.8%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0.7%)에 비해 0.1%포인트 소폭 상향 조정한 수치로 4개 분기 연속 오름세다.

2분기에는 코로나 상황이 잠시 주춤하면서 민간소비가 3.6% 오른 탓이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델타 변이가 창궐하며 거리두기 조치가 4단계로 강화되고 대면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매일경제

한은은 코로나19 충격 파급효과를 제한적으로 봤다. 델타 변이 사태 이후 내놓은 지난달 26일 경제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종전과 동일한 4.0%로 유지했다. 하지만 자영업자 생존과 직결되는 소비 전망이 꺾였다는 게 불안하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올 하반기 민간소비가 4.0% 강하게 반등할 것으로 봤지만 8월 전망에서는 하반기 소비 전망을 3.3%로 대폭 깎았다. 올 하반기 성장률 눈높이도 4.2%에서 4.0%로 낮췄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올해 성장 최대 관건은 결국 민간소비"라며 "경기가 회복된다 해도 잘나가는 부문은 성장하고 취약계층은 어려워지는 이른바 'K자 양극화' 현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장 경기를 체감하고 있는 중기중앙회 설문에서 소상공인 열에 아홉(91.4%)은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난 7~8월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응답자 76.8%는 코로나 공존 시대를 대비해 방역체계 개편을 요청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단체는 △일률적인 집합 금지가 아닌 자율에 근거한 생활방역 △업종과 위험도에 따라 영업시간을 밤 10시 또는 12시로 연장 △백신 접종 완료자의 사적 모임 인원제한 제외 등을 요구했다.

우리 경제 최대 '버팀목'인 수출도 힘을 잃는 모양새다. 2분기 수출은 자동차, 액정표시장치(LCD) 위주로 2.0% 줄었다.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불안한 구석이 많다. 순수출 성장 기여도가 -1.7%포인트로 1분기(0.3%포인트)에 비해 크게 악화하며 2분기 성장판을 짓눌렀다.

델타 변이 사태 등에 전 세계 공급망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실물경제 숨은 폭탄이다. 실제 반도체 공급 부족 등 생산 차질 사태가 불거지자 제조업의 성장 기여도가 1분기 사이 1.0%포인트에서 -0.3%포인트까지 크게 떨어졌다. 물건을 더 수출할 여력이 있지만 공급 차질로 제품을 제대로 못 만들고 있고 이게 성장률까지 압박하고 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는 기획재정부가 내건 연간 성장률 목표치(4.2%)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성장률 잠정치가 당초(속보치) 0.7%에서 0.8%로 0.1%포인트 상향됐다"며 "연간 4.2% 성장률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민간 투자와 설비 투자 중심으로 2분기 중 경기 회복의 힘이 당초보다 강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 안병준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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