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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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15개월만에 초저금리 시대를 끝냈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금리 인상으로 은행, 보험, 경기민감주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경기방어주와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현행 연 0.5%인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연 0.75%에서 0.5%로 기준금리를 내린 이후 15개월 만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2018년 11월 연 1.5%에서 1.75%로 올린 이후 2년9개월 만의 일이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75% 내린 3123.19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소폭 상승으로 장을 출발했지만 기준금리 인상 소식 이후 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0.09% 오른 1018.65를 나타내고 있다.
금리 인상 수혜주인 보험, 은행 업종이 상승 중이다. 제주은행은 8.14% 뛰고 있고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코리안리, 삼성화재, 카카오뱅크는 1~3% 오르고 있다. KB금융은 0.37%, 신한지주는 0.39% 오르고 있다.
보험사들은 채권을 중심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오르면 이자 수익이 증가할 수 있다. 은행들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은행주의 이자 부문 수익에 긍정적"이라며 "당분간 은행주는 특별한 이슈가 없어 당분간 시장금리에 의해 은행주 주가가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 연구원은 "시장금리에 비해 은행금리의 상승세가 뚜렷하지 않아 올해 은행 예대금리차는 횡보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추가 상승한다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와 NIM(순이자마진)이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리인상의 근거는 경기 회복세인만큼 경기민감주들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고 있다. 이날 비금속광물, 철강금속, 화학, 전기전자 등은 소폭하락하고 있지만 최근 8월 수출지표도 양호하게 발표돼 경기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는 줄어든 상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거시경제의 순환적 회복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여전해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그는 "2000년 이후 3번의 기준금리 인상기를 분석해보면 기준금리 인상은 대체로 경기 민감 대형 가치주에 유리하고 경기방어 중소형 성장주에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유동성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이나 증시 방향성을 바꿀 재료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의 경우 국내 금리보다 미국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용잔고가 높은 종목 등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도 위축될 수 있다.
최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를 한차례 더 올릴 지가 관건인데 핵심은 코로나19(COVID-19)"라며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자체가 우리나라 경제 경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번 기준 금리를 인상했지만 델타변이 등 변수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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