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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게 무슨 난리인지…"200㎜ 폭우에 시장도 마을도 '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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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 태풍 피해 속출

울산 밤 사이 128㎜ 쏟아부어

장날 앞둔 태화시장 곳곳 잠겨

부산 하천 범람에 이재민 발생

정체전선 영향 26일까지 빗줄기

세계일보

힘 없이 쓰러진 나무 24일 충남 공주시 동학사 인근에서 태풍 ‘오마이스’의 영향으로 나무가 쓰러지자 소방서 관계자들이 출동해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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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장날 앞두고 이게 또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습니다.”

24일 오전 비가 내리는 울산시 중구 태화시장은 태풍 뒷수습을 하느라 가게마다 분주했다. 잡곡이며 채소, 과일, 화장품, 판매의류 등이 밤새 물에 젖었고, 대형 냉장고는 물에 잠겨 고장이 났다. 상인들은 가게 바닥을 뒤덮은 흙탕물을 대걸레로 닦아내고, 엉망이 된 집기류를 정리하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한 상인은 가게 안을 정리하다 멈추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밤 사이 울산에는 127.8㎜가량의 비가 쏟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저지대인 태화시장은 한때 주차된 차량 바퀴가 잠길 정도로 물이 차오르면서 상가 일부가 침수됐다.

태화시장은 5년 전 태풍 차바 때 홍수피해를 봤던 곳이다. 당시 300여개 점포가 물에 잠기고, 인명피해까지 났었다.

올해 처음 한반도에 상륙한 오마이스로 남부지방에 최대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상가, 도로 등 곳곳이 침수돼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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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오마이스가 경남 고성에 상륙한 24일 연제구 연산동 홈플러스 앞 교차로 일대가 침수 돼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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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0시 부산시 기장군 철마면에서는 임기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주택과 상가 5∼6곳이 침수되는 바람에 마을 주민 20∼30명이 급히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연제구 남문구 사거리에서는 승용차 옆면 유리까지 물이 차올라 차량이 둥둥 떠내려가는 것이 경찰 관제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는 등 부산에서는 110여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경남 통영에서는 저지대 주택 2곳이 침수돼 이재민 10명이 발생했다. 김해시 안동에서는 도로가 침수되면서 주행하던 차량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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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도로 올해 처음 우리나라에 상륙한 제12호 태풍 오마이스가 몰고 온 집중호우로 인해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입암1교를 연결하는 도로 일부가 유실되면서 24일 국도 31호선 통행이 전면 금지되고 있다. 포항=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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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평천마을 5가구 주민 10여명은 태풍 피해를 우려해 경로당으로 일시 대피했다가 귀가했다. 구영리와 굴화 일원에는 이날 오전 5시쯤 물이 끊기면서 1만5000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전남 여수에서는 봉산동, 중앙동, 교동 등 구도심 저지대를 중심으로 발목까지 물이 차올랐다는 신고가 잇따랐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전남도는 산사태 피해 우려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사전에 대피할 것을 권고했고 1930명이 마을회관 등 352곳에 대피했다. 부산시도 상습 침수지역인 동구 자성대아파트에 대한 주민 대피령을 내려 22가구 33명이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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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남 나주시 금천면 한 도로에 차량이 물 웅덩이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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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통제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항공편은 운항이 재개됐지만 여객선은 목포∼제주, 인천∼백령, 제주∼완도, 부산∼제주 등 79개 항로 108척의 발이 여전히 묶였다. 부산과 경남, 울산 등에서 하상도로·지하차도 42곳과 도로 10곳, 둔치 주차장 83곳, 하천변 산책로 42곳 등이 침수 우려 등으로 사전통제됐다.

비는 26일 오전까지 계속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비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25∼26일 다시 시작된다고 예보했다. 25일 오전부터 전라 서해안과 남해안을 시작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내릴 것으로 보인다. 25일 밤부터 빗줄기는 약해지겠으나 경기 동부와 강원 영서, 전라권은 26일 새벽까지, 경남권은 26일 오전까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강수량은 전라권·경남권·제주도 20∼60㎜(제주도 산지 80㎜ 이상), 수도권, 강원 영서·충청권·경북권·서해5도 5∼40㎜다.

울산=이보람 기자, 박유빈 기자, 전국종합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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