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2 (일)

이슈 '징벌적 손배' 언론중재법

"개혁 부메랑 될지도"…언론중재법 두고 與 대선주자들 '온도 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가짜뉴스 내보내면 망하게 해야" 이재명·추미애 찬성 입장

"정권 바뀌면 어쩔텐가", "우려 해소 노력 필요" '신중론'도

아시아경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 왼쪽부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 민주당 의원, 이재명 경기지사, 박용진 의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언론중재법' 처리 강행을 예고한 가운데, 여당 대권주자들 간 의견이 갈리고 있다.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후보가 있는 반면, 부작용을 우려하며 '신중론'을 내세우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대선주자들 가운데 언론중재법 찬성 의사를 밝힌 후보는 이재명 경기지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일 한 기자간담회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의 5배는 약하다"라며 "고의적, 악의적인 가짜뉴스를 내보내면 언론사가 망하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추 전 장관 또한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추미애TV'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치더라도 왜곡보도, 진실 보도를 추구하지 않는 보도는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해 시민적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디테일에 부족함이 있다면, 일단 시작해놓고 문제가 있으면 고치고 보완하면 된다"고 강행 의사를 밝혔다.

아시아경제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공개적으로 언론중재법을 비판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언론중재법의) 취지는 적극 공감하지만, 언론의 비판과 견제 기능에 사회적 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개혁의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법안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우리 당이 추진하는 언론중재법은 찬성"이라면서도 "만일 정권이 바뀌기라도 하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통해 진보언론의 씨를 말리려 들 것이라는 공포가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인 출신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또한 "(법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설명 노력, 숙고 노력도 병행했으면 한다"며 신중한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아시아경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의결하려는 도종환 위원장의 회의 진행을 막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박 의원, 김 의원 등이 우려를 표한 것에 대해 "충분한 숙의 절차와 합의를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면서도 "현재 (법안이) 법사위에 와있는 상황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타이밍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언론중재법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의 약칭으로, 이번 개정안은 언론사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릴 수 있게 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법안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23일 성명을 내고 "언론의 자유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민주당은 법안의 세부사항을 수정, 보완함으로써 언론 피해 구제 강화라는 대의를 함께 하는 시민사회계와 언론 단체 간의 접점을 모색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한 법안 의결을 도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여당은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이 법안을 상정한 뒤,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할 방침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