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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펑·왜 교토인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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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얼굴로 지나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 펑 = 제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을 받은 장편소설이다.

신인 작가 이서현의 첫 번째 장편으로 가족애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를 새삼 펼쳐낸다. '평범한 가정에 배달된 폭탄으로 가족 모두가 용의선상에 오른 사건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삶과 가족, 이웃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

강남 한 아파트에 다섯 명이 함께 사는 가족은 매일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어느 날 상자 하나가 배송된다. 택배를 받은 고등학생 막내가 외출하고 장녀 혼자 집에 있을 때 이 상자가 갑자기 폭발한다. 배달물로 위장한 사제폭탄이었다.

다행히 폭탄이 조잡해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다. 가구가 망가지고 장녀가 골절상을 입는 수준에서 다행히 끝났다. 하지만 근처에서 열리던 박람회 행사에 연계하는 여론이 일면서 평범한 가정은 소동에 휘말린다.

기성 언론 외에도 언론을 자칭 또는 사칭하는 유튜버들까지 몰려들어 이런저런 미확인 가십을 퍼뜨리자, 정작 사건의 배후나 본질은 밝혀지지 않고 이 가족 구성원들이 숨기고 싶었던 사생활의 비밀만 드러난다. 가족 간 갈등은 커져만 가고 결국 압력이 가중된 마그마처럼 '펑' 하고 분출한다.

교보문고. 336쪽. 1만3천800원.

연합뉴스



▲ 왜 교토인가 2 = 시인이자 칼럼니스트인 이승신이 한일 관계에 대한 고유의 시각을 담아낸 에세이다.

일본 유학 시절 느낀 일본의 참모습을 알리고 한일 관계 복원에 도움을 주고자 쓴 글들을 묶었다.

특히 일본의 고도 교토에 관한 이야기들을 깨알처럼 풀어낸다. 교토에 남은 시인 윤동주의 자취, 조용한 동네의 일상, 교토의 맛집, 교토 도시샤(同志社) 대학 등에 얽힌 사연을 생생하게 다룬다.

이승신은 작가의 말에서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혈연적으로 가까워야 할 우리가 그렇지 못한 것에 마음이 무거워진다"면서 "여전히 세상은 착하고, 우리의 관계도 2천 년 내려온 지근거리의 한일관계도 다시 아름다워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승신은 이화여대를 나와 조지타운대학원에서 사회언어학을 공부하고 시러큐스대학원에서 TV 저널리즘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소리' 방송을 거쳐 미국 워싱턴 WBN TV 국장을 지냈다. Q채널과 제일기획 제작고문, 삼성영상사업단 고문 등도 역임했다.

호연글방. 306쪽.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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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서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일하는 오정국 시인이 5년 만에 펴낸 신작 시집이다.

삶의 역동성 다음에 찾아오는 존재의 텅 빈 상태인 '허무'를 재의 이미지로 형상화해 영원에 도달하려 했다고 한다.

이제 노년을 향해 가는 시인은 자신을 하얗게 뒤덮은 재가 수많은 이들의 기도와 눈물이라는 것을 마침내 깨닫고 운명을 수용한다. 그들과 함께 손 모아 평화와 고요를 기원하고 피안을 갈구한다.

'나는 재의 얼굴로/ 나를 지나간다// 눈구멍을 움막처럼 열어 둔 채/ 벙거지 하나 걸치고/ 매일매일 딴 세상으로 떨어지는 태양을 애도하면서'(시 '' 일부)

오정국은 198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 '저녁이면 블랙홀 속으로', '모래무덤' '눈먼 자의 동쪽' 등이 있다. 지훈문학상, 이형기문학상 등을 받았다.

민음사. 156쪽.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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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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