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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내 따스한 유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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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와이프·향수병에는 향수가 없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 내 따스한 유령들 =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선우가 등단 25주년을 맞아 펴낸 시집이다. 그가 5년 만에 펴내는 여섯 번째 시집이기도 하다.

팬데믹 시대의 삶을 돌아보며 인류의 변화를 기원하는 시 56편을 묶었다. 산을 마구 파헤치고 유구한 세월을 이어온 나무들을 훼손하고 물고기가 사는 호수에 패널을 깔며 생태계를 훼손하는 요즘, 시인은 우리 곁 생명의 존엄성과 환경의 중요함을 환기한다.

슬픔을 이기는 기도로 우리가 모든 존재를 사랑하기를 빌며 자그마한 생명에도 따뜻한 사랑이 찾아오길 시인은 바란다. 특히 '마스크에 쓴 시' 연작을 통해 지금도 우리가 저지르고 있는 잘못을 반성하고 지구를 살리자고 외친다.

내가 티끌 한 점인 걸 알게 되면/유랑의 리듬이 생깁니다//나 하나로 꽉 찼던 방에 은하가 흐르고/아주 많은 다른 것들이 보이게 되죠//드넓은 우주에 한 점 티끌인 당신과 내가/춤추며 떠돌다 서로를 알아챈 여기,/이토록 근사한 사건을 축복합니다//때로 우리라 불러도 좋은 티끌들이/서로를 발견하며 첫눈처럼 반짝일 때/이번 생이라 불리는 정류장이 화사해집니다//가끔씩 공중 파도를 일으키는 티끌의 스텝,/찰나의 숨결을 불어넣는 다정한 접촉,//영원을 떠올려도 욕되지 않는 역사는/티끌임을 아는 티끌들의 유랑뿐입니다 (시 '티끌이 티끌에게' 전문)

1970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난 김선우는 1996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녹턴' 등과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 '물의 연인들'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고정희상, 발견문학상 등을 받았다.

창비. 128쪽. 9천 원.

연합뉴스



▲ 디어 와이프 = 한때 사랑했던 사이일수록 증오가 시작되면 그 불길은 무섭게 불타오른다. 부부 관계는 지옥이 된다. 이런 인간의 본성을 서스펜스 스릴러로 형상화한 소설이다.

남들은 알 수 없는, 부부간에 일어나는 모든 사연을 실종, 추적, 복수 등의 극적 이야기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베스는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달아나고, 비슷한 시간에 제프리는 아내가 실종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용의자로 몰린다.

달아나는 여자와 실종된 아내를 찾는 남자의 이야기가 각각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되고, 여기에 베테랑 형사의 추적극까지 겹쳐지면서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서스펜스로 시작한 이야기는 미스터리를 거쳐 복수극으로 막을 내린다.

미국 여성 작가 킴벌리 벨의 장편 베스트셀러로, 7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최영열 옮김.

위북. 384쪽. 1만5천800원.

연합뉴스



▲ 향수병에는 향수가 없다 =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중견 소설가 성지혜의 신작 소설집. 최근 몇 년간 문예지에 발표한 짧은 소설들을 묶었다. 박경리 작가와의 실제 만남에서 영감을 얻은 소설 '나를 이겨라'를 포함해 4편이 실렸다. 일상 속에서 나름의 일탈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성지혜의 주요 작품으로 장편 '남강', '은가락지를 찾아서', 소설집 '옛뜰', '나무를 향한 예의' 등이 있다. 한국소설문학상, 남촌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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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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