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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쓰고 잇고 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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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보이는 것들·내면이 강한 딸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쓰고 잇고 읽는 = 김이경·김진성·박성열 등 지음.

1인 출판사 도서출판 사이드웨이를 이끄는 박성열 대표는 그간 9권의 책을 펴낸 중견 출판인이다. 30대 중반 5천만원을 대출받아 출판 일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1인 출판을 가리켜 "시간과 인내심, 돈과 벌이는 싸움"이라고 말한다.

일단 책 한 권을 내기 위해서는 1년 남짓한 시간이 걸린다. 그 과정에서 저자 커뮤니케이션, 원고 편집, 오프라인 서점 영업, 온라인 도서 홍보, DB 및 창고관리, 계산서 및 정산업무, 또 다른 저자의 물색 등 많은 일을 진행해야 한다.

가장 어려운 일은 돈과의 싸움이다. 박 대표는 지난 몇 년 동안 통장 잔고가 200만원 이상 쌓인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박 대표는 "1인 출판이라는 일은 나의 사업자 주거래 통장과 치르는 고독한 싸움"이라고 말한다.

힘들기만 한 건 아니다. 책의 기획이 좋고, 그 내용물도 좋다면 그것을 알아줄 수 있는 시장의 틈과 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박 대표는 밝힌다.

또한, 누구나 쉽게 책을 만들 수 있고, 다른 책들과 '어느 정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으며 정부와 사회 저변의 지원이 상당하다는 장점도 있다.

박 대표는 1인 출판을 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닐지언정 글을 이해하고, 저자와 대화를 나눌 만한 탄탄한 교양과 감정을 쌓아가는 것이 편집자가 체득해야 할 덕목이라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최근 출간된 '쓰고 잇고 읽는'은 박 대표처럼 책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박 대표를 포함해 매거진 '어라운드'의 김이경 편집장, 석윤이·김진성 북디자이너, 이연대 북 저널리즘 대표 등이 다양한 콘텐츠 이야기를 소개한다.

홍성사. 236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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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아프면 보이는 것들 = 의료인류학연구회 기획.

기관지가 좋지 않은 어린 딸을 위해 가습기 살균제를 꼬박꼬박 넣은 한 아버지가 있었다. 10여 년이 흘러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이 밝혀졌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어느덧 중학생이 된 아이는 폐가 손상된 채 평상을 살아야 한다. "가습기에 가습기 살균제를 넣었던 내 손을 차라리 잘라 버렸으면 좋겠다"라고 아버지는 말했다.

최근 출간된 '아프면 보이는 것들'에 소개된 사연의 일부다. 책은 의학이 설명하거나 포괄하지 못한 한국 사회의 '아픔'을 인류학적인 시선으로 살펴본다.

의료인류학연구회에서 활동하는 열세 명의 필자들이 산후풍,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난임, 지중해 빈혈 등 다양한 질병과 병의 사회적 맥락을 조명한다.

저자들은 "아파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오해는 제법 깊을 수 있다"며 "이 책은 바로 그 오해의 폭을 좁혀 보고자 하는 인류학 연구자들의 노력을 담았다"고 소개한다.

후마니타스. 352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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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마니타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내면이 강한 딸: 앞으로의 부모수업 = 케이시 에드워즈·크리스토퍼 스캔론 지음. 강성실 옮김

딸들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내면이 강한 여자아이로 성장하기 위해 부모가 먼저 알아야 할 '육아 전략'을 담은 책이다.

호주 자녀교육 분야 전문가인 두 저자가 10년간의 연구 결과와 딸을 키우는 부모로서의 경험을 책에 녹였다.

예컨대 저자들은 딸에게 예쁘다는 말을 자주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아이들이 '나는 특정한 모습으로 보일 때에만 다른 이들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식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존감을 높여주겠다는 부모의 의도와는 달리 타인의 판단에 의존하게 되는 타율적인 인간으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생각. 304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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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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