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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언론 규제법' 강행…최대 5배 징벌적 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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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사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최대 5배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언론법을 강행 처리했다. 야당은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사법체계를 무시한 위헌 법률"이라고 반발했다. 언론 관련 단체들도 언론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법안을 해외에서도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며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위원회에선 언론의 고의·중과실에 의한 이른바 '가짜뉴스'에 대해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피해액을 산정할 때는 언론사 매출액의 1만분의 1에서 1000분의 1로 하한선을 정했다. 언론사가 정정보도할 때는 최초 보도 대비 최소 2분의 1로 의무화했다. 민주당은 이날 소위를 통과한 언론법을 8월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이날 여야는 7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민주당이 주도한 위원회 대안을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찬성 4표, 반대 2표로 가결됐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가격리로 불참했고, 이달곤·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반대했다. 하지만 여당인 민주당 의원 3명과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찬성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여야 원내대표가 상임위 정상화 문제를 합의하며 협치를 복원하겠다는 약속을 불과 3일 만에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쳐 버렸다"면서 "민주당은 오직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길들여 어용 방송과 신문을 만들려고 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결 후에도 국민의힘 소위 위원들은 의결 무효를 주장했다. 반면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게 "언론중재법은 언론 신뢰도를 높이는 법"이라며 "8월 25일 본회의 전에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예빈 기자]

대선 8개월 앞두고 다급해진 與…결국 언론에 재갈 물렸다


與, 언론규제법 문체위 소위 강행 통과

문체위원장 野에 반납 앞두고
한밤중에 속전속결로 처리

언론계·국회 입법조사처
"해외에도 사례없는 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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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오후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위에서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언론사에 최대 5배 징벌적 손해 규정을 담은 언론규제법을 의결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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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에 대한 징벌적손해배상 법안을 단독 처리하면서 향후 언론 자유의 위축은 불가피해졌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비판 언론에 대한 재갈을 물릴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야가 국회 상임위원회 정상화를 합의한 후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게 되자 급박하게 법안 처리에 나서면서 졸속심사라는 불명예도 떠안게 됐다.

27일 오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법' 개정안은 민주당을 제외한 야당과 언론 관련 단체에서 강하게 반대해온 내용이다. 손해액의 5배 이하의 배상청구를 가능하게 할 경우 정치·경제 권력에 대한 비판을 봉쇄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력자의 비리 의혹을 보도한 후 사건 당사자가 징벌적 소송을 제기할 경우 언론은 추가 취재 및 보도를 주저하게 될 수 있다. 이럴 경우 '박근혜 탄핵'과 같은 언론이 주도적으로 의혹을 추적해 보도하고 사회적 공론화를 시켰던 긍정적 사례가 확연히 줄어들게 될 수도 있다. 이날 소위에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앞으로 '김의겸 기자'(현 열린민주당 의원) 같은 용감한 기자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진국에선 언론으로부터 당한 피해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별도 규정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지만 무용지물이 됐다.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도 해외에 유사 사례가 없다는 내용을 확인해준 바 있다. 즉 선진국에선 입법을 통한 징벌적 제도를 규정하기보다는 판결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제도화됐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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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와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도 그동안 언론법 개정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이들의 의견이 대체적으로 무시됐다. 지난 8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는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중대한 국정 현안에 대한 비판 기능이 제한 받으면서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취지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수를 바탕으로 또다시 입법 독주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도 어렵게 됐다. 이날 국민의힘은 법안의 논의 과정은 물론 그 내용까지 모두 문제를 삼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격적인 앞서 열렸던 문체위 소위에서 상정되지 않았던 법안 3건의 내용이 민주당 대안에 갑자기 포함된 것을 발견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악의적 가짜뉴스에 대해 피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하도록 한 것이나 징벌적 손해배상액 하한선을 매출액의 1만분의 1로 정리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에 최 의원은 "정부 반대 의견도 있었는데 (징벌적 손해배상) 하한선도 들어가 버리면 지난 1년간 논의를 무효로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강행 배경에는 8월 말 문체위원장을 야당에 넘겨줄 경우 이 법안이 문체위 전체회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조바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문체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야당에 문체위원장 자리를 뺏긴 만큼 최대한 빨리 언론중재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여당 내에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하반기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양보한 것을 두고 여당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큰 것도 이번 언론법 강행의 주요 배경으로 해석된다. 법사위장을 넘겨줘서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개혁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서둘러 언론개혁을 명분으로 시선 돌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채종원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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