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더 걸스·홍학의 자리
에르노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며 느낀 좌절과 두려움, 죄책감을 그려낸 간호 일기 형식의 자전적 소설이다.
날 것 그대로를 지향하는 '에르노 자전 문학'의 단면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추호도 어머니 곁에 있었던 순간들을 수정해서 옮겨 적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교통사고 이후 걸린 기억상실증이 중증 치매로 이어지면서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집안을 헤매고 다닌다. 이런 모습에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무력감과 함께 어머니가 이렇게 된 것이 자기 탓인 듯한 자책에 시달린다.
작가는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딸 외에도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성들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묘사하며 언어로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여성들만의 소통 방식을 소설 서사로 승화한다. 김선희 옮김.
1940년 태어난 에르노는 1974년 작품 활동을 시작해 '자리'로 르노도 상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세월', '단순한 열정', '부끄러움' 등이 있다.
열림원. 176쪽. 1만2천 원.
▲ 와일더 걸스 = 미국 신인 작가 로리 파워의 첫 장편소설이지만 주요 차트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작은 섬에 있는 여학교에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진다. 감염된 소녀들의 신체는 아가미, 비늘 등이 생기며 이상하게 변형되고 정신까지 이상해진다. 결국 해군은 이 섬을 폐쇄하고 외부와 연락도 단절해버린다.
아직 감염되지 않은 소녀들은 치료제가 도착할 때까지 생존해야 한다. 굶주림과 추위, 괴물이 된 감염자들에 맞서 소녀들은 점점 강해지고 서로에 의지하며 성장해 나간다. 박산호 옮김.
알마. 448쪽. 1만6천600원.
▲ 홍학의 자리 = 10년 가까이 스릴러에 천착해온 정해연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한 남자가 사체를 호수에 유기하는 사건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고비마다 흥미로운 반전이 거듭된다. 정해연은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 YES24 e-연재 공모전 대상, CJ E&M×카카오페이지 추미스 공모전 금상을 받았다. 주요작으로 중국과 태국에 수출된 '더블', '악의-죽은 자의 일기', '지금 죽으러 갑니다', '내가 죽였다' 등이 있다.
엘릭시르. 336쪽. 1만4천 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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