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59세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병원에서 대상자들이 모더나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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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종류: 화이자 백신”
인천에 사는 A씨(55)는 지난 23일 오후 6시40분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으로부터 문자 메시지 한통을 받았다. 모더나 백신 접종을 사흘 앞둔 때였다. 접종일자·접종기관과 함께 백신종류가 안내됐는데, 화이자 백신으로 바뀌어 있었다. 여섯줄짜리 문자 메시지에 백신이 변경됐다는 안내는 없었다. A씨는 관련 기사를 찾아본 뒤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안으로 예방접종 계획이 변경을 거듭하는 가운데 접종대상자들에 대한 안내마저 불친절하게 이뤄지면서 현장에서의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제대로 된 소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접종에 들어간 50대는 물론 다음달 하순 시작하는 40대 이하 접종 과정에서도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진단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백신 공급일정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안정적인 예방접종 시행을 위해 50대 연령층 접종에 모더나 백신 외에 화이자 백신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튿날에는 “7월 26일부터 31일까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 내용은 정부 브리핑을 통해서만 공지됐을 뿐 접종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안내되진 않았다. 언론 보도를 챙겨보지 못한 A씨가 문자 메시지를 받고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접종 계획이 바뀔 때마다 추진단은 브리핑을 통해 변경 사실을 알릴 뿐, 예방접종 홈페이지에서도 별다른 안내를 하지 않고 있다. 접종대상자 입장에선 가장 최신 접종계획을 알고싶다면 일일이 보도자료나 기사를 찾아봐야 하는 상황이다. 안일함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사실상 ‘선착순 예약’이었던 55~59세 예약 당시에도 사전에 아무런 공지 없이 예약을 중단해 접종대상자들의 분노를 키웠다. 이때 모더나 백신의 1·2차 접종간격이 4주가 아닌 5~6주로 늘려 잡히는 문제도 있었다. 추진단은 취재진의 질의가 나온 뒤에야 그 이유를 설명했다. 위탁의료기관이 기존 예약일정을 고려해 2차 접종일을 임의로 정하게 한 뒤 일괄 수정할 방침이라는 것이었다.
8월 첫째주에 접종하는 55~59세는 지역 구분 없이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됐다. 모더나 백신만 취급하는 위탁의료기관 657곳에서는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다. 홍정익 추진단 접종기획팀장은 26일 브리핑에서 “8월2~8일 접종 대상자에게는 내일(27일) 중으로 문자가 안내될 것”이라며 “좀 더 상세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 수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이번주 후반 일정이 공개되는 40대 이하 접종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영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지원팀장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제약사와 지속적인 협의를 하고 있는 중에 모더나 측에서 생산 관련 이슈가 있다고 통보해왔다”며 “일부 (도입)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로 맞은 뒤 2차로 화이자 백신을 맞는 ‘교차접종’ 시 높은 수준의 항체가 생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는 499명을 대상으로 백신 효과를 비교·연구한 결과, 같은 백신을 맞든 교차 접종을 하든 두 차례 접종 후 중화항체(바이러스의 감염을 중화시켜 예방 효과를 유도하는 항체) 생성률이 100%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교차접종군의 최종 중화항체 수치는 AZ 백신 접종군보다 6배 높았고, 화이자 백신 접종군과 유사했다.
다만 모든 접종군에서 델타·감마·베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은 일반 바이러스보다 2.5~6.0배 떨어졌다. 교차접종 후 보고된 이상반응은 화이자 백신을 두 번 맞았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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