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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헨리 포드 옆자리 정몽구…한국인 최초 車 명예의전당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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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사진)이 세계 자동차 산업 최고 권위의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Automotive Hall of Fame)'에 한국인 최초로 헌액됐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 측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2020~2021년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열고 정 명예회장을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올렸다. 정 명예회장의 자필 서명이 음각된 대리석 명판도 디트로이트의 명소인 자동차 명예의 전당 기념관에 영구 전시돼 역사에 남게 됐다.

1939년 설립된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은 세계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뛰어난 성과와 업적을 토대로 자동차 산업 발전에 중대한 역할과 기여를 한 인물을 엄선해 헌액한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2월 헌액자로 선정됐지만 당시 코로나19 사태로 헌액식이 취소되면서 올해 선정된 헌액자들과 함께 헌액됐다.

자동차 명예의 전당 측은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성공 반열에 올린 글로벌 업계 리더"라며 "기아차의 성공적 회생과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 고효율 사업 구조 구축 등 그의 수많은 성과는 자동차 산업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에선 정 명예회장을 비롯해 2020년 헌액자로 토머스 갤러거 제뉴인파츠 전 회장, 헬렌 로더 아퀘트 전 GM 디자이너, 방송인 제이 레노가 선정됐다. 올해 헌액자로는 카레이서 찰리 위긴스와 20세기 초 미국 자동차 기업 창업자인 찰스 리처드 패터슨·프레더릭 패터슨이 이름을 올렸다. 정 명예회장은 2001년 자동차 명예의 전당 '자동차 산업 공헌상'을 받았으며 이번에 정식 헌액되면서 다시금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그 공로를 인정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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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참석해 헌액 기념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램지 허미즈 자동차 명예의 전당 의장, 정 회장, KC 크레인 자동차 명예의 전당 부의장. [사진 제공 = 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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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헌액식에는 역대 헌액자와 가족, 세계 자동차 산업·금융·언론 분야 주요 경영진 등이 참석했다. 현재 몸이 불편한 정 명예회장을 대신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수상자로 참석했고 정 회장 부인인 정지선 씨도 동행했다. 아울러 정성이 이노션 고문과 선두훈 영훈의료재단 이사장,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부회장, 정명이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브랜드 부문 사장,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 등 다른 가족들도 함께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으로는 공영운 현대차 사장과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존 롭 현대차 미국기술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자동차 명예의 전당 측은 이날 자체 제작한 헌정 영상을 틀어 정 명예회장 인터뷰와 함께 기아의 성공적 회생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공장 건설, 국내외 공장 품질 점검, 연구개발 글로벌화 등 그의 굵직한 경영 활동을 조명했다.

정 회장은 시상을 맡은 KC 크레인 오토모티브뉴스 발행인에게서 정 명예회장의 명예의 전당 헌액 기념패를 받았다. 정 회장은 대리 연설을 통해 정 명예회장의 소감과 함께 그의 업적과 철학·인간적 면모를 진솔하게 밝혔다.

정 회장은 "정 명예회장은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최고 권위를 가지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을 영광스러워하셨다"면서 "헌액은 현대차그룹의 성장과 함께한 전 세계 직원과 딜러뿐 아니라 현대차·기아를 신뢰해준 고객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아버지는 현대차그룹을 존재감이 없던 자동차 회사에서 세계적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시키셨다"며 "탁월한 품질과 성능을 향한 지치지 않는 열정은 현대차그룹 제품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버지는 수많은 위기와 도전을 이겨내고 독자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정주영 선대 회장의 꿈을 결실로 맺었으며 현대차그룹을 직원들과 고객, 딜러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회사로 도약시키기 위해 평생을 헌신하셨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정 회장은 "아버지는 자동차를 사랑하는 분이셨으며 지금도 그 경험과 철학, 통찰은 현대차그룹이 더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리 수상을 계기로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도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해 있지만 최고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멈추지 않겠다"며 "기존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사명을 실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헌액식 전날 자동차 명예의 전당 기념관에서 열린 전야제 행사에선 정 회장 등 가족과 명예의 전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 명예회장 자필 서명 대리석 명판이 설치됐다. 이로써 정 명예회장은 1967년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포드 창업자 헨리 포드 등 자동차 업계의 전설들과 나란히 대리석 명판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역대 주요 수상자로는 헨리 포드를 비롯해 크라이슬러 창립자 월터 크라이슬러,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 벤츠 창립자 카를 벤츠, 혼다 창립자 혼다 소이치로, 도요타 창립자 도요다 기이치로 등이 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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