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네이버 '브이앱'을 통해 공개된 웹예능 '달려라 방탄'(Run BTS) 142화에서 한국어 '김치'가 중국어 자막상 '파오차이'로 번역돼 논란이 일고 있다. [브이앱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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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신치'(辛奇)로 규정했다. 한·중 간 '김치 기원 논쟁'이 커지는 가운데도 '김치'를 '파오차이'로 훈령에 표기했던 문체부가, 논란이 커지자 이를 뒤늦게 수정한 것이다.
문체부는 22일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 개정안이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개정안에선 기존 훈령에서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 용례로 제시됐던 파오차이를 삭제하고, "한국의 고유문화와 관련이 있어 문화의 전통성을 드러내야 할 경우에는 음역한다"고 규정해 '신치'와 '동동주'(冬冬酒)를 예시로 들었다.
실제로 문체부의 훈령 때문에 한국과 중국에선 수차례 논란이 이어져왔다. 지난달에는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하는 네이버 '브이앱' 웹예능의 중국어 자막에서 '김치'가 '파오차이'(泡菜)로 표기되기도 했다. 당시 네이버 측은 문체부의 훈령을 참고해 번역 전문가들이 이같이 번역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7월 제정한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표기 지침' 훈령(제427호)은 "중국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음식명의 관용적인 표기를 그대로 인정한다"고 규정하며 '김치'를 '파오차이'로 규정했다. 지난해 12월 시민단체 반크가 이 훈령의 문제점을 발견해 시정을 요청했지만 7개월여 만에야 수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2일 개정한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표기 지침'훈령(제44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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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사용된 '파오차이'는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김치의 기원이다. 이들은 쓰촨(四川)성에서 피클처럼 담가 먹는 염장 채소인 파오차이에서 김치가 파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인증을 받은 뒤 중국의 문화공정 논란은 더 심화했다. 당시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가 '김치 종주국의 치욕'이라며 한국을 연결해 보도하기도 했다.
'신치'는 지난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약 4000개의 중국어 발음 분석, 중국 8대 방언 검토, 주중 대사관과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김치의 중국어 표기로 제안한 단어다.
문체부는 "이번 훈령 개정으로 김치와 중국 음식 파오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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