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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도미노’ 임박…25%가 깨달으면 모두가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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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호의 파란하늘]

기후변화 임계수준 넘으면 지구 균형 급변

위기 막으려면 ‘사회 티핑 포인트’ 일으켜야


한겨레

기후위기는 임계수준을 넘으면 지구의 균형이 순간적으로 깨지는 티핑 포인트가 일어난다. 이를 막으려면 사회적으로도 변화의 티핑 포인트가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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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단순히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어난 만큼 기온이 상승하는 문제가 아니다. 기후위기가 임계 수준을 넘으면 어느 순간에 지구의 전체 균형이 깨져버리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일어난다. 이것은 인류에게 실존적인 위험이다.

<아에프페>(AFP)는 올해 하반기에 발표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6차 보고서의 요약을 보도하였다. 기후위기가 다가오는 수십년 안에 인류 생존을 근본적으로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파괴적인 기후 영향(식량 부족, 질병, 살인적인 폭염, 생태계 붕괴,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받는 도시 등)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후위기가 아직 최악은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과 손주들의 삶에는 파멸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류와 생태계를 지켜내기 위해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사회적 티핑 포인트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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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포인트는 처음 발단이 된 사건이 자기 증폭하는 돌이킬 수 없는 돌발적인 상황으로 변하는 것이다. 도미노처럼, 한 번 넘어지면 중간에 정지할 수 없다. 저명한 기후과학자들이 쓴 2019년 <네이처> 논평에서 현재 기후변화의 티핑 포인트 요소가 관측에서 감지되고 있음을 밝혔다.ᅠ이 요소는 크게 해양, 빙하와 육상 생태계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해양은 화석연료 연소로 인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4분의 1 이상을 흡수한다. 또한 해양은 온실가스에 의한 가열 90% 이상을 흡수한다.ᅠ그렇지 않았다면 이 세상은 이미 너무 뜨거워져 인간이 거의 살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해양이 열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에는 치러야 할 비용이 있다. 해양 수온이 높아지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한다.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흡수되면서 산성화가 일어나 생태계가 혼란에 빠진다. 산호초는 높아지는 수온과 산성화로 소멸하고 있다.ᅠ

그린란드 빙상과 남극 빙상은ᅠ세계 담수의ᅠ99%를 저장한다. 두 빙상은 사실상 대륙(남극)이나 거대한 섬(그린란드) 위에 뒤덮여 있는 거대한 얼음산이다. 이 얼음산으로부터 유출되는 빙하는 바다로 이동한다. 유출 빙하가 바다와 만나는 그린란드 일부 지역에서는 따뜻한 바닷물로 이 빙하가 부서져 즉시 녹는다. 남극 빙상의 가장자리는 바다에 돌출되어 떠 있는 빙붕으로 이루어져 있다. 빙붕은 빙상이 바다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 빙붕이 따뜻해지는 바닷물로 불안정해지고 있다.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상이 자기 증폭적으로 붕괴가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는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빙상 모두가 녹으면 바다는 약 70m 상승하게 된다. 이 일부만 녹아도 해안에 건설된 모든 문명은 무너지게 될 것이다.

수천년 동안 안정적이었던 해류 흐름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린란드 빙하와 북극해 해빙이 녹아 북대서양으로 민물 유입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는 바다에서 열과 염분 수송의 핵심 역할을 하는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을 20세기 중반 이후 약 15% 둔화시켰다. AMOC가 더 느려지면 서부 아프리카 몬순이 불안정해져 아프리카의 사헬 지역에서 가뭄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해류는 전 세계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아마존이 건조해지고 동아시아 몬순이 약해지고 남극해를 따뜻하게 하여 남극 빙하 붕괴가 가속화될 수 있다.

전 세계 숲은 2007년에서 2017년까지 인간이 배출한 탄소의 약 3분의 1을 흡수했다. 하지만 앞으로 육상 생태계는 탄소를 저장하는 아군에서 탄소를 배출하는 적군으로 전환될 수 있다. 육상 생태계에서 잠재적인 티핑 포인트는 영구동토층, 아한대 숲과 열대 우림이다. 기온상승은 막대한 양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고위도에 영구적으로 얼어붙은 땅인 동토층을 녹인다. 동토층은 이산화탄소보다 30배 정도 강력한 온실가스인ᅠ메탄을 방출하여 지구가열을 일으킨다. 그리고 산불 등으로 임계 수준을 넘어 숲이 파괴되면 되먹임이 작동하여 숲은 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바뀌게 된다.

새로운 관측 증거는 더 빨리 더 강하게 기후 티핑 포인트에 다가서고 있음을 더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ᅠ2018년과 2020년에 발간된 IPCC 특별 보고서에서는 1~2도의 지구 가열에서도 티핑 포인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가 20~30년 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을 천천히 꾸준히 줄이기ᅠ시작했다면 티핑 포인트를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티핑 포인트를 막으려면 앞으로 30년 이내에 탄소 중립에 도달해야 하는 급변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기후위기 대응은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라기보다는 사회적 티핑 포인트가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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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급변적 붕괴를 막기 위한 사회의 급변적 전환, 탈탄소화를 주도할 수 있는 사회적 티핑 요소(STE)와 이와 관련한 사회적 티핑 개입(STI). PNAS 117.5(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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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의 일로나 오토가 이끄는 연구팀은 2020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ᅠ발표한 논문에서 탈탄소화를 위한 사회적 티핑포인트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사회적 티핑 요소(STE)는 다음과 같은 6가지로 구성되며 이를 달성하게 하는 사회적 티핑 개입(STI)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사회-기술-경제의 하위 시스템이다.

첫째, 에너지 생산과 저장: STI는 화석연료 보조금을 철폐하고 분산형 에너지 생산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2015년에 석탄,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보조금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보조금보다 두 배 이상 컸다. 정부는 화석 연료 보조금을 철폐하고 해당 보조금을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동시에, 현재 중앙집권화된 에너지 생산과 저장을 태양열과 풍력과 같은 분산 구조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통해 화석 연료를 이용한 에너지 생산에 제공하는 이점을 약화시키고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수익을 높이는 것이다.

둘째, 거주지: STI는 탄소중립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건물에서 발생하는 직간접 배출량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0% 정도다.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도시는 온실가스를ᅠ절약할 수ᅠ있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건축과 인프라 구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기술이 첫번째 선택으로 고려될 때 탄소중립 도시의 전환점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셋째, 금융시장: STI는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투자와 보험 지원을 철회하는 것이다. 기후 정책으로 가치를 잃게 될 화석연료 기반의 자산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사회와 경제 모든 분야 가운데 금융기관이 기후위기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인식하는 이유이다. 이 티핑 요소의 변화를 위한 주요 지렛대는 위험 인식이다. 투자자의 약 9%가 매각을 하면 나머지는 뒤처져 돈을 잃을까 두려워 따라 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왜 그것을 하는지가 중요하지만, 나중에는 그 이유가 덜 중요해지는 것이다. 투자기관이 기후 위험을 확신한다면, 화석연료 자산의 투자 철회가 자체 증폭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빠른 효과가 나타나는 분야이므로 최근 기후 시민단체들은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 철회에 초점을 맞춘ᅠ활동을ᅠ하고 있다.

넷째, 규범과 가치: STI는 화석연료 사용의 도덕적 의미를 인식하는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사회적 규범은 그렇지 않다. 기존 사회, 경제, 문화는 소비 확대를 부추기고 경제 성장을 위한 구조적 요구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사회적 변화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화석연료의 사용은 공동체와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기 때문에 분명히 비도덕적이다. 기후 보호가 사회 규범으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 공동체에 헌신적인 소수는 사회적 규범에 티핑 포인트를 일으킬 수 있다. 2018년 <사이언스> 논문에 의하면 새로운 사회에 공감하는 사람이 25%에 이르면 다수 의견이 소수 의견을 따르게 된다고 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비상행동, 기후 파업, 멸종 반란과 같은 풀뿌리 기후 운동이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다섯째, 교육: STI는 기후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지속 가능성은 강요될 수 없음으로 배워야 한다. 교육은 규범과 가치를 지원하고 확장하며 개인과 사회의 변화로 빠르게 이어질 수 있게 한다. 학교 수업에 기후환경을 지키기 위한 의식적인 생활 방식을 포함하여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초등과 중등 교육에서 기후 범위의 양과 질을 높여야 한다.

여섯째, 정보: STI는 온실가스 배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다. 식품의 영양 정보와 유사하게 각 포장에 제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정보를 포함한다. 이를 통해 시민이 기후위기를 막는 생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소비자, 기업과 정부가 온실가스의 흐름을 더 명확히 볼 수 있어 대응을 용이하게 한다.

수동적으로 붕괴에 빠지기보다 능동적으로 가능성을 향해 나아갈 때만 각 전환은 자기증폭적인 더 많은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는 더욱 변혁적인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기후위기는 안정된 균형이 일시적으로 무너진 상태가 아니라 역사의 전환점에 직면했음을 알려 주기 때문이다.

기후위기가 급변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은 우리가 만들어 온 사회와 살아가는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기존 체계로는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면서도 치명적인 위기가 일어날 것이다. 희망이 있다면 사회 변화가 종종 급변적이었다는 사실에 있다. 기후위기가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기 전에 사회적 티핑 포인트를 일으켜야 한다.

기후위기는 자연현상이지만 정치를 매개로 하여 해석되고 반응하며, 또한 극복된다. 실제 기후위기를 둘러싼 쟁점은 지극히 정치적이다. 기존의 정치 권력은 사회적 티핑 포인트로 이끌 가능성이 작다. 이들은 기존 체계를 지키는 데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정치 참여를 통해 사회적 티핑 포인트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정치 권력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지구가 불타오르려 한다. 실존적인 의미에서 인류는 잃을 여유조차 없는 경주에 들어섰다. 여기에 우리는 포기할 권리가 없다.



[참고문헌]

APF, 2021,Crushing climate impacts to hit sooner than feared: draft UN report, 23/06

Damon Centola, Joshua Becker, et al., 2018, Experimental evidence for tipping points in social convention, Science 08 Jun 2018:Vol. 360, Issue 6393, pp. 1116-1119

Ilona M. Otto, Jonathan F. Donges, et al., 2020, Social tipping dynamics for stabilizing Earth’s climate by 2050, PNAS 117 (5) 2354-2365

Timothy M. Lenton, Johan Rockström, et al., 2019, Climate tipping points — too risky to bet against, Nature 575, 592-595



경희사이버대학 기후변화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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