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 열린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언론공개회에 참석한 기자가 조선시대 채색장식화 '십장생도 10폭 병풍'을 살펴보고 있다. 전시는 내일부터 9월 26일까지. 2021.07.20. pak7130@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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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오는 21일 그동안 잠들어있던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소장 미술품들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그동안 문화자산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이 회장의 뜻도 빛을 보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21일 각각 이 회장의 유족들이 기증한 미술품들의 전시를 시작한다. 중앙박물관은 '위대한 유산을 함께 누리다-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통해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등 주요 문화재 77점을 오는 9월까지 전시한다.
또 현대미술관도 서울관에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열어 이중섭의 '황소' 등 근대작품 50여점을 내년 3월까지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들은 이 회장이 평생 모은 개인소장품 중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서울대미술관 등에 기증한 2만3000여점 중 일부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이 회장이 생전에 문화재를 접하면서 보였던 애착도 다시금 눈길을 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자산 보존은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했던 이 회장은 생전에 발간한 에세이에서 국립박물관을 관람한 경험을 전하며 "상당한 양의 빛나는 우리 문화재가 아직도 국내외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실정"이라며 "이것들을 어떻게든 모아서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또 1993년 6월 내부 회의에서 "대한민국의 문화재다, 골동품이다 하는 것은 한 데 모아야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영국 대영박물관,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 등을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 박물관은 모두 개인 소장품 기증에 힘입어 세계적 명성을 갖게 된 곳인 만큼 고인 역시 희귀 소장품의 기증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라는 게 유족 측의 생각이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이건희 회장은 1942년 1월9일 대구에서 고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이병철 회장이 타계한 이후 1987년 12월 삼성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반도체 사업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글로벌 무대에선 다소 뒤처지던 삼성전자를 명실상부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냈다. 사진은 2013년 신경영 20주년 만찬 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10.25.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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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자체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세계 미술사에서 손꼽히는 주요 작가들의 대표작이 국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문화 발굴과 후원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유산 보존과 함께 국민들이 문화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2004년 서울 남산 자락에는 국보급 전통미술과 근대미술,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리움'을 개관했다. 개관식 당시 이 회장은 "비록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갈지라도 이는 인류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며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또 영국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과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프랑스 기메박물관 등 해외 박물관들에 한국실 설치를 지원하고 세계 문화의 중심으로 평가받는 미국 구겐하임미술관에는 '삼성 아시아 미술 큐레이터'를 배치해 한국 미술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재능있는 예술 인재를 선발해 해외 연수를 지원하고 미국 구겐하임의 '이우환 회고전'(2013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황금의 나라, 신라전(展)'(2011년)을 후원하는 등 한국 문화와 작가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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