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문제연구소 국제학술회의서 주장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김경윤 기자 = 미국의 개입으로 남북 간 사업이 자주적으로 진행되지 못해 북한이 실망하는 등 남북관계가 미국의 영향을 과도하게 받고 있다는 비판이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로부터 제기됐다.
리난(李枏)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15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국제학술회의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조건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남북관계가 미국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라는 제삼자의 개입으로 남북의 일이 자주적으로 처리될 수 없고, 한국이 하고 싶어하는 일이 미국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불발되면서) 북한이 실망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리 연구원은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인권 문제 등을 통해 미국의 목소리가 개입하지 않았느냐"며 "미국의 견제 작용이 남북관계 개선에 굉장히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 정세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등을 두루 고려할 때 남북관계의 냉각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미얀마·대만 등에 굉장한 관심을 두고 있어 북미관계가 중요한 문제로 우선시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지금의 미중관계가 악화하면 진영논리에 따라 북한은 중국 편에 서고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며 한반도 정세가 대결구도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상황을 주요 변수로 꼽으며 "코로나19 팬더믹이 끝나야 (남북관계에) 움직임이 생길 것이고, 그때까지는 냉각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정철 서울대학교 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광물질 수출, 정제유·생필품 수입을 허용한다면 대화에 나설 수 있으리라는 최근 국정원의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 대해 "북한이 이런 조건을 내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미국은 '공은 북한에 있다'는 표현 대신, 실제 협상 조건을 북한에 보다 분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대화 재개에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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