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최장집 교수 만난 윤석열 "정권교체 안 하면 개혁꾼·선동가 더욱 판칠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JTBC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2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진보 성향의 정치학계 원로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내려 하는데 어떤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인지 의문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2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만나 한 말입니다. 오늘(14일) 윤 전 총장 측은 두 사람이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사실을 알리고, 윤 전 총장과 최 교수가 민주주의와 대통령 권력 집중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우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노동·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윤 전 총장이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이며 전제”라고 하자, 최 교수는 “지금 한국에서의 민주주의 위기는 자유주의적 기반이 허약한 데서 비롯된다”면서 “자유주의는 반드시 다원주의를 동반해야 하고 노동·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승자 독식은 절대로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면서 “자유시장 경제가 건강하게 작동하기 위해선 기업이 공정한 경제 질서를 헝클어뜨리는 행위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화답했습니다.

윤 전 총장과 최 교수는 국가주의와 대통령 권력 집중화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최 교수는 “정당 체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정당 체제 변화가 시급하다”면서 “보수정당은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비전·이념·가치를 만들어 재건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윤 전 총장도 “대통령 권력의 집중화는 헌법의 기본 원리인 삼권분립과 법의 지배를 심각하게 저해 한다”고 공감했다고 합니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도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를 하지 않으면 개악을 '개혁'이라 말하는 '개혁꾼'들, 독재·전제를 민주주의라 말하는 선동가들,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욱 판치는 나라가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 교수가 “적폐 청산을 모토로 하는 과거 청산 방식은 한국 정치와 사회에 극단적 양극화를 불러들이고,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 분열을 초래한다”고 진단하자 이렇게 설명한 겁니다.

다만 두 사람은 개헌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습니다. 최 교수는 “대통령 권력을 하향·분산시켜야 하는 점은 맞지만, 정부 형태를 바꾸는 개헌을 논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집중화된 대통령 권력을 하향·분산하는 개선책을 현행 헌법의 틀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전 총장도 “헌법 틀 안에 있는 총리의 역할이 보장되면 내각의 결정권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집중화된 청와대 권한을 줄일 수 있다는 교수님 지적에 공감한다”고 말했습니다.

채승기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