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5 (금)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한반도 연안서 수습한 전통 선박 12척 주재료는 소나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술지 '해양문화재' 발간

연합뉴스

바닷속 마도 3호선 모습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수중발굴을 통해 수습한 우리나라 전통 선박 12척의 주재료는 한반도에 많이 나는 소나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김병근 학예연구관·홍순재 학예연구사·김응호 연구원과 한규성 충북대 교수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된 전통 선박의 수종(樹種)을 분석한 결과를 연구소가 펴내는 학술지 '해양문화재' 최신호에 공개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수중발굴로 나온 옛 선박은 모두 14척이다. 그중 신안선은 중국 선박이고, 진도선은 일본 배로 짐작된다. 나머지 12척은 바닥이 평평한 한국 전통 선박인 한선(韓船)이다.

전통 선박 제작 시기는 영흥도선이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로 추정되고, 마도 4호선은 조선시대인 15세기로 확인됐다. 두 배를 제외한 10척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졌다고 알려졌다.

13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저자들은 논문에서 "모든 고선박에서 공통으로 관찰된 수종은 소나무류이며, 상수리나무류를 비롯해 느티나무와 밤나무류가 일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옛 선박의 몸체 구조에는 대부분 소나무가 활용됐다. 저자들은 소나무가 많이 사용된 데 대해 "한반도 전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상수리나무류보다 강도가 약해 가공하기 쉬운 편"이라며 "부력이 좋아 배를 만들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배를 만들 때 소나무를 많이 썼다는 사실은 조선왕조실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세종실록에는 "선재(船材)는 꼭 송목(松木, 소나무)을 사용하는데, 경인년 이후부터 해마다 배를 건조해서 물과 가까운 지방은 송목이 거의 다했다"는 대목이 있다.

이어 저자들은 "상수리나무류와 느티나무는 비중이 크고 강하며, 밤나무류는 수축성과 흡수성이 뛰어나지 않다"며 "세 수종 모두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는데, 선체를 연결하는 나무못이나 무게를 지탱하는 부재로 쓴 듯하다"고 덧붙였다.

완도선은 내장산 이남 지역에서 자생하는 비자나무가 바닥 재료로 사용됐고, 마도 1호선은 일부 재료가 전라도와 제주도에서 자라는 이나무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저자들은 완도선과 마도 1호선이 전남 지방에서 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연합뉴스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 마도 1호선 재현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08년 창간해 매년 한 차례씩 펴낸 '해양문화재'를 올해부터 두 차례 발간하기로 했다.

지난달에 나온 최신호에는 옛 선박 수종 분석 논문 외에도 '동아시아 거점항과 해상무역'을 주제로 작성한 기획 논문 5편과 일반 논문 3편이 수록됐다. 일반 논문 주제는 부산 두모포진성, 임진왜란 시기 거제 진공작전, 동아시아 해양문화와 무역이다.

psh5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