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룡' 압박 속 기업결합 금지 카드까지 꺼내
중국 상하이 게임 엑스포 |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자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의 계열사 간 합병을 금지했다.
작년 10월 마윈(馬雲)의 '도전'을 계기로 중국이 '인터넷 공룡 길들이기'에 나선 가운데 이제는 대형 인터넷 기업의 기업결합으로까지 규제 외연이 확장되는 모습이다.
1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국가시장감독총국은 자국의 양대 인터넷 게임 생방송 플랫폼인 후야(虎牙)와 더우위(斗魚)의 기업결합을 금지했다.
후야와 더우위의 최대 주주인 텐센트는 작년 8월 두 업체 합병 계획을 공식화하고 시장감독총국에 기업결합(경영자집중) 승인 신청을 낸 바 있다.
시장감독총국은 텐센트가 중국 인터넷 게임 서비스 시장의 40%를 차지한 가운데 인터넷 게임 방송 시장 점유율이 각각 40%와 30%에 달하는 후야와 더우위까지 합병되면 게임 유통에서 인터넷 방송 영역에 걸친 텐센트의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져 시장을 폐쇄적으로 운영할 우려가 있어 기업결합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반독점을 주된 명분으로 내세워 작년 가을부터 인터넷 기업 규제를 강화한 이후 당국이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여러 기업의 기업결합을 사후적으로 문제 삼아 각 건마다 최대 50만 위안(약 8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한 사례는 더러 있었지만 이번처럼 시장의 주목을 받는 대형 거래를 막은 것은 처음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중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들은 자신의 주력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신사업에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하면서 인터넷 영역 전반에서 영향력을 넓혀 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제약으로 향후 중국의 대형 인터넷 기업이 인수합병을 통해 산업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후야와 더우위가 합병할 경우 이용자가 3억명에 달하는 100억 달러(약 11조5천억원) 가치의 거대 인터넷 게임 스트리밍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들어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미국에 갓 상장한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滴滴出行) 국가안보 조사 개시를 통해 자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을 강력히 규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공교롭게도 후야와 더우위 역시 모두 미국 증시 상장사들이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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