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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MBC 기자·PD, 경찰 사칭해 ‘윤석열 아내 논문’ 취재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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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씨 지도교수 살던 집 가서

“경찰”이라며 행방 꼬치꼬치 물어

尹측 “범죄행위, 법적조치 할 것”

MBC “취재윤리 위반” 사과 방송

MBC 취재진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의 논문 검증 취재를 이유로 김씨 지도교수의 전(前) 거주지로 찾아간 뒤 경찰을 사칭(詐稱)해 관련 내용을 추궁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는 행위라는 의견이 나왔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의 한 주택에 거주하는 A씨에게 “파주경찰서 경찰”이라며 모르는 휴대폰 번호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남성인 발신자는 본인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전○○란 사람이 사느냐”고 물었고, A씨는 “전 주인이고 지금은 살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건희씨의 논문 지도교수였던 전모 교수는 지난해까지 이 집에 살다가 이사했다. 그러자 발신자는 “어디로 이사 갔느냐” “집 계약은 언제 했냐” “어느 부동산에서 (계약)했냐” 등을 지속적으로 물었고, A씨는 모두 “잘 모른다”고 답한 뒤 끊었다고 한다. 수상함을 느낀 A씨는 걸려온 번호를 딸에게 알려줬고, 딸은 이를 검색해본 뒤 발신자가 경찰이 아닌 MBC 소속 취재진인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A씨는 “집 앞 방범카메라를 확인해보니 한 남성이 집을 한 바퀴 돌아보고 가는 모습이 찍혔다”며 “집 앞에 세워둔 차량에 남겨진 전화번호를 보고 연락한 것 같다”고 했다. 당시 취재 기자와 동행했던 영상 취재 PD가 경찰을 사칭해 A씨에게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발신자로 지목된 MBC PD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 내용을 묻자, 그는 “나는 영상팀이라 취재 내용 자체를 잘 모른다”고 했다. 이후 반론을 받기 위해 다시 연락하자 그는 휴대전화를 껐다.

이날 윤석열 전 총장 측은 “김건희씨 관련 취재 과정에서 특정 언론에서 경찰관을 사칭하는 범죄 행태가 있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기자가 경찰관을 사칭했다면 이는 ‘취재 윤리 위반’을 넘어 ‘공무원 자격 사칭죄’ 또는 ‘강요죄’에 해당할 수 있는 범죄이므로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법적 조치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되자 MBC는 9일 저녁 뉴스에서 “본사 취재진이 김건희씨의 박사 논문을 검증하기 위한 취재 과정에서 취재 윤리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자신을 경찰이라고 밝히고,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은 취재진 2명을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고 사규에 따라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주=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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