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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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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사진=인물과사상사 제공) 2021.07.09.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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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시대마다 끊임없이 벌어진 전쟁은 인류 역사를 바꿔놓곤 했고 승자와 패자의 운명이 극명히 갈리거나 때로 뒤집히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인간성의 민낯과 인간이 겪는 희로애락이 건축물에 자연스레 투영됐다.

이 책 ‘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는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에 있는 28개 건축물을 중심으로 세계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 전쟁의 역사를 살펴본다.

로마시대부터 냉전시대에 이르기까지 고대와 현대의 전쟁사를 아우르면서, 관광 명소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전쟁 대비용 성이나 요새까지 두루 소개하며 건축물에 얽힌 전쟁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건축물 중에서 유독 긴 여운을 남기는 건축물은 가장 최근에 일어난 전쟁이자 엄청난 사상자를 낳은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쟁으로 오래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 여럿 부서지거나 피해를 입었다. 베를린의 한복판에 있는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와 노이에 바헤가 대표적인데,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가인 독일 정부가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과거사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부서진 종탑을 보수하지 않고 그대로 뒀다.

노이헤 바헤엔 전쟁터에서 아들과 손자를 모두 잃은 독일의 예술가 케테 콜비츠가 만든 조각 ‘피에타’가 있다.

오늘날 베를린 시민들이 ‘빠진 이’ 또는 ‘깨진 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기념교회의 깨진 지붕, 천장에 뚫린 구멍으로 내리쬐는 한 줄기 빛에 의지해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슬픔을 삼키는 어머니의 동상은 전쟁이 남긴 상흔 그 자체다.

전쟁과 관련된 건축을 다룬 만큼 이 책엔 좀처럼 조명되지 않은 각국의 요새나 성채 등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세워진 건축물도 많이 수록됐다. 이상미 지음, 316쪽, 인물과사상사, 1만7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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