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모임 중심으로 집단 ‘역선택’ 움직임
“이재명, 중도층이 선호해 본선 경쟁에서 불리”
與 내에선 “선거인단 많아 역선택 효과 작을 것”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한 모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역선택 권유 게시물. [페이스북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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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0대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을 위한 선거인단 모집에 나서는 상황에서 야권 지지자 사이에서 집단으로 선거인단에 등록, 이른바 ‘역선택’을 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일부 모임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국민선거인단에 신청하자”는 글이 반복 공유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한 모임 게시물에서 여권 내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를 언급하며 “이 후보가 1차에서 과반 득표를 못하게 하려면 반문세력의 이낙연 지지 역선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중도 확장력이 약한 호남 출신 이낙연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면 대선은 ‘게임 아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야권 지지자는 직접 민주당 선거인단 신청 완료 문구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는 등 다른 지지자에게 선거인단 등록을 권유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이 이낙연 후보를 선택하자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본선 경쟁에서 이낙연 후보보다 이재명 후보가 더 어려운 상대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의 경우, 여당 내 친문 성향 지지자들보다 오히려 보수나 중도 성향의 지지자들이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실제 대선 과정에서는 중도층을 얼마나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보수 성향 지지자 사이에서는 ‘강성 친문 후보가 나오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식의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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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선택’은 상대 당 지지자 등이 악의적 의도를 갖고 당내 선거에 참여해 자신이 불리한 후보를 선택하는 것으로, 각 당은 선거 때마다 자신의 당을 지지하는 경우에 한정해 국민여론조사에 참여시키는 등의 ‘역선택 방지 조항’을 채택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실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이른바 여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이 문제로 떠올랐다. 당시 내년 대선을 고려해 특정 후보를 역선택하자는 식의 주장이 여당 지지자 사이에서 나오자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는 “기본적으로 우리 정당을 지지하거나 지지 정당이 없는 분들을 중심으로 여론조사를 하기로 했다”며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참여 과정에서 다른 당 지지 여부를 물어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신청자가 고의로 거짓말하는 경우에는 이를 적발하기 쉽지 않다.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장을 맡은 강훈식 의원은 지난 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역선택 우려와 관련한 질문에 “선거인단 모집 목표치는 200만명”이라며 “선거인단 수가 많기 때문에 역선택 시도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도 “민주당이 그간 진행해온 경선 등에 비추어 역선택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특히 선거인단 수가 많기 때문에 특정 야당 후보의 지지자들이 역선택을 시도한다 하더라도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1일까지 선거인단 모집을 진행한다. 민주당 선거인단 모집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시작한 선거인단 모집에는 9일 오후 3시까지 모두 50만4644명이 참여하며 모집 닷새 만에 50만명을 넘겼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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