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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최근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하반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주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대표적 주가 불안 요인으로 꼽혔던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과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된 반면 경기 회복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최근 전 세계에서 확산세를 보이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향신문이 8일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반기에도 증시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발 금리상승 우려가 완화됐다는 게 이 같은 전망의 주된 근거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가 오르더라도 우리가 우려해왔던 급격한 금리상승이 아니어서 긴축우려 완화로 주식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큰 기조가 바뀌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연준을 중심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으로 긴축 전환한다면 약세장으로 전환되겠으나 하반기에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내년까지도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은 “3분기에는 8·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연준의 테이퍼링(점진적 양적 완화 축소) 관련 논란이 이어지며 박스권에 갇히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4분기에는 조기 긴축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박스권을 넘어 상승 기조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하반기 코스피가 3500선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13년 연준 테이퍼링은 너무나 갑작스러워 충격이 컸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올해 코스피 순이익이 전년보다 89% 증가한 160조원으로 전망되고 내년에는 더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은 “눈높이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서 “강세장이 끝나진 않겠지만 미국에서 테이퍼링 일정이 나오고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리면 시장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센터장들은 하반기 증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꼽았다. 서철수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코로나가 걱정”이라면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빠르거나 백신 유효성이 약화될 경우 당초보다 경기회복 속도가 더뎌지며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집단 면역에 대한 기대치가 약해지면 서비스 경기가 나빠지고 제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현석 센터장은 “연준이 8·9월 FOMC에서 테이퍼링 일정을 공식화할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금리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가능성이 높진 않으나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급등하면 인플레이션으로 주가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장들은 경기민감주보다는 성장주와 기술주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부담으로 상반기에 주춤했던 성장주와 기술주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경수 센터장은 “반도체, 이차전지, 인터넷, 바이오 등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센터장은 “호실적이 예상되는 자동차, 유가 상승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정유화학, 정유화학과 관련된 조선·건설주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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