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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장마전선 주춤한 틈에···게릴라 호우 거쳐 폭염·열대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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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전선, 당분간 제주 해상 머물러

주말엔 '시간당 50mm' 국지성 비

다음주 전국 대부분 30도↑ 무더위

중앙일보

폭우가 내린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시민들이 비를 피하려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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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린 장마 전선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그 대신 강한 소낙비와 무더위가 한반도를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를 몰고 온 정체전선은 당분간 제주도 남쪽 해상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시작된 늦장마는 남부 지방에만 평균 233.9mm(3~7일 기준)의 비를 쏟아냈다. 같은 기간 제주도의 강수량은 107.2mm, 중부 지방은 86.4mm였다. 위아래 폭이 좁은 정체전선이 주로 남쪽에 머무르면서 최고 500mm 넘는 폭우가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체전선이 조금씩 남하하면서 세력이 약화하고, 장마도 소강상태에 접어들게 됐다. 정체전선과 가까운 제주도만 주기적으로 영향을 받거나 벗어나는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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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일 국지성 강수 예상도. 전국에 걸쳐 강한 게릴라성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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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12일까지 몽골·중국 내륙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국내로 대거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로 인해 대기 상층부는 차고 건조한 공기, 하층부는 햇볕으로 뜨거워진 공기로 서로 엇갈리게 됐다.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지금껏 내린 장맛비와 다른 국지성 호우가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대기 속 수증기량이 매우 많기 때문에 이번 주말 시간당 50mm 넘는 강한 비가 게릴라성으로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번 게릴라성 강수는 예측이 어렵고 지역적 편차가 클 것으로 본다. 소나기구름이 단시간에 강한 비를 쏟아내 순식간에 100mm가 내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정체전선에서 내리는 비보다 피해가 클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주말에 조심해야 한다. (시민들은) 실시간으로 발표되는 기상 특보 등을 모니터링하고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장맛비가 많이 내린 남부 지방은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강한 소낙비가 쏟아지면 이미 약해진 지반의 토사가 아래로 흘러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산사태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급작스레 늘어난 비로 고립되거나 국지적 침수, 범람 등도 나타날 수 있다"면서 "소나기가 강한 바람을 동반하기 때문에 시설물 파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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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 무더위가 이어진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도로에서 올라오는 지열이 보이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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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도 물러나는 다음 주 초에는 최고기온 30도 이상의 폭염이 찾아오겠다. 정체전선 영향이 주춤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동시에 국내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대기 중층부엔 뜨겁고 습한 공기 덩어리(북태평양 고기압), 상층부엔 뜨겁고 건조한 공기 덩어리(티베트 고기압) 자리 잡는 식이다.

12일 남부 지방을 시작으로 폭염, 열대야가 본격화되고 곧 전국이 영향권에 들게 된다. 지역적 차이는 있지만 16일까지 무더위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대구는 이 기간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13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25~27도 안팎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상청은 소나기와 폭염이 찾아온다고 해서 올해 장마철이 끝난 건 아니라고 밝혔다. 우 예보분석관은 "예측 정보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장마가 종료된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소나기성 강우도 장마철 동안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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