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지난 5월 6일 서울 성북구 한 카페에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민주화유공자 반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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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6시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과 만찬을 같이 한다.
윤석열 캠프는 “김 전 장관과 오후 6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김 전 장관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김 전 장관은 5·18 민주화운동과 노동 운동에 헌신한 분으로, 이후에도 진영을 가리지 않고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왔다”면서 “여러 사안에 대해 두루 조언을 구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이번 회동은 특정 정당을 넘어서는 ‘빅플레이트(큰 그릇)’ 만들겠다는 그의 정치적 구상의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한 현 상황에서는 정권 교체를 하더라도 압도적 승리를 해야 하고, 그러려면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도 품을 수 있는 ‘큰 그릇’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중 하나인 원희룡 제주지사와 만찬을 하면서도 모든 야권의 힘을 모을 ‘큰 그릇’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지사는 당시 본지 통화에서 “3시간 30분 넘게 대화를 나누며 윤 전 총장과 정권 교체를 위해선 어떤 형태로든 연대하며 ‘원팀’이 돼야 한다는 데 크게 공감했다”면서 “다만 윤 전 총장은 보다 다양한 정치적 성향의 국민을 만나며 정권 교체의 뜻을 모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만나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이 회동에서 안 대표에게 “우리는 정권 교체를 위한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라며 자리에서 “확실한 정권 교체를 통해 야권 지평을 중도로 확장하고 이념과 진영을 넘어 실용 정치 시대로 나가자”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안 대표가 정권 교체를 목표로 ‘중도’와 ‘실용’을 내걸고 연대해 당분간 국민의힘과 경쟁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중국식당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오찬 회동을 마친 뒤 백 브리핑 장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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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장관은 최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월 민주당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민주화 유공자 대상과 혜택을 확대하는 법안을 낸 것을 보고 자신의 유공자증을 반납하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전 국민이 동참해 이룬 민주화에 조금 더 앞장섰다고 오랜 기간 마르고 닳도록 혜택을 누리는 게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며 “민주화 운동을 국민의 짐이자 조롱거리로 만든 운동권 정부에 화가 난다. 후회는 없다”고 했다.
☞김영환1955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나 청주고와 연세대 치과대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학내 시위를 주도해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2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고, 석방 후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1980년 서울에서 광주 상황을 알리는 전단을 뿌리다 합수본에 연행돼 42일간 구금됐고, 이로 인해 2003년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 권유로 정치에 입문, 15·16·18·19대 국회의원(경기 안산상록을)에 당선됐고, 2001년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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