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중국식당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백 브리핑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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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청와대가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의중을 반영하는 대가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막으려다가 실패했다는 내용의 본지 보도에 대해 “대부분 사실”이라고 윤 전 총장이 7일 밝혔다. 반면 청와대는 “청와대는 만능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가진 후 취재진들과 만나 “검찰총장이라는 자리가 버팀목이 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이런 상황에서 세세히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오늘 아침에 보도를 봤는데 제가 겪은 일이 대부분 맞는다”고 했다. ‘보도가 사실이냐’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은 “네, 제가 겪은 것에서 보면 대부분 맞는 이야기”라고 재차 강조했다.
본지는 이날 윤 전 총장과 검찰 인사안을 협의 중이던 신현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월 윤 전 총장에게 ‘백운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모든 것이 끝장난다’는 취지의 말을 하며 불구속 수사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백 전 장관은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피의자 중 최고위직이었다.
반면 청와대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청와대는 만능이 아니다”고 했다. 박 수석은 “청와대가 만능이고 모든 것을 다 알고 기획할 것이라는 믿음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대의 경험을 통해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청와대는 지금 코로나19와 민생 문제밖에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이런 문제에 관심을 쓸 여력이 없다”고 했다.
박 수석은 이어 “윤 전 총장을 비롯한 많은 분이 정치의 계절인 만큼 청와대와 대통령을 정치로 자꾸 끌고 가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며 “여의도와 청와대는 다른 곳이다”고 했다. 전날 사실 관계를 묻는 본지 질문에 답하지 않았던 신 전 수석은 이날 오전 11시 50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문자메시지로 답변을 보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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