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이재명 경기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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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다투는 '양강'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각각 지난달 29일과 이달 1일 이틀 간격으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대선 레이스의 막이 본격 올랐다.
3일 헤럴드경제가 두 사람의 출마 선언문을 종합해 비교분석한 결과, 이들이 대선에 뛰어들며 강조한 핵심 키워드는 서로 확연히 구별되는 모습이었다. 이 지사는 '경제'와 '위기', '기회'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고, 윤 전 총장은 '자유'와 '정권(교체)'를 최우선 강조했다. 단, '공정'이란 단어만큼은 두 사람 다 공통적으로 주요 키워드로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지사의 출마 선언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바로 '위기'와 '국민'으로, 각각 19번씩 사용됐다. 이 지사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위기"라면서 "위기의 원인은 불공정과 양극화"라고 문제를 진단했다.
그는 위기라는 단어를 대부분 '기회'(13차례 사용)와 함께 썼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과를 만들어 온 저 이재명이야말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희망민국으로 바꿀 수 있다"는 식이다. 대한민국의 위기 상황을 기회로 바꿔 낼 적임자가 바로 자신이라는 메시지다.
'경제'라는 단어도 18차례 사용됐다. 이 지사는 "경제를 살리고 누구나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강력한 경제부흥 정책을 즉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경제적기본권이 보장돼 모두가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사회여야 지속적 성장과 국민의 더 나은 삶이 가능하다"라고도 언급했는데,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라는 말을 재차 반복하며 자신의 대표 정책인 '기본시리즈'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기본소득'과 '기본주택'은 각 2번, 1번씩만 담으며 크게 부각시키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지사는 '(불)공정'이란 단어도 13차례나 사용했다. 공정이 7번, 불공정이 6번이 쓰였다. 그는 "역사적으로 공정한 나라는 흥했고 불공정한 나라는 망했다"고 경고했다.
'성장'이란 단어도 11차례나 등장하는데 이는 새로운 성장 정책 언급보다는, 성장을 저해하는 불공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주로 사용됐다.
반면 윤석열 전 총장의 출마 선언문은 '자유'에 방점이 찍혔다.
'자유'란 단어가 자유민주주의 8번을 포함해 총 21번 쓰였는데, 이 지사 출마선언문엔 '자유'가 딱 1번 등장한 것과 대조된다.
윤 전 총장의 자유와 자유민주주의 단어는 주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에 쓰였다. 그는 "이 정권은 우리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내려 한다"고 했고,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요 전제"라고 비판했다.
정부여당을 한데 묶어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이라고도 직격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은 31번, '나라'는 18번 언급했는데, 자신은 '국민이 불러서' 나왔으며 '나라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취지의 언급에서 주로 사용됐다.
단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든지 "선동가들과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욱 판치는 나라가 돼 국민들이 오랫동안 고통을 받을 것" 등 현 정권교체를 강조하는 메시지에도 적지않게 쓰인 모습이다.
그의 출마선언에는 '고통'과 '분노'라는 단어도 각 5번, 7번씩 등장한다.
윤 전 총장은 '공정'과 '정권교체'는 각각 9번, 8번씩 입에 담았다. 또 '법치'와 '청년'이란 단어도 8번씩 썼다. 자신의 핵심 키워드인 공정과 법치, 정권교체만큼이나 '청년'을 강조한 것이다. 2030 청년들이 정부여당에 실망·분노한 지점을 집중해서 파고든 것으로 해석된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출사표 분량은 윤 전 총장(4059자, 945개 단어)과 이 지사(총 4245자, 1005개 단어) 모두 비슷한 길이였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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