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르의 유령·슈퍼히어로의 단식법·악령
이 소설 역시 팬덤에 힘입어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미국연방수사국(FBI)의 젊은 여성 요원인 제인 호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호크는 나노 기술로 사람들의 뇌를 통제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엘리트 집단에 맞선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자살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다 일급 수배자가 된 그는 다섯 살 아들의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악의 근원을 파헤친다.
분노와 슬픔, 공포가 뒤섞인 최악의 상황에서도 호크는 좌절하거나 신념을 잃지 않고 진실을 향해 한 발짝씩 나아간다.
소설은 최첨단 기술이 잘못된 믿음을 가진 무리에 의해 마음대로 활용될 때 어떤 위험이 일어나는지를 생생하게 그린다. 특히 신기술을 통한 감시와 억압, 악행이 벌어지는 암울한 현실에서 신념과 사랑, 양심과 윤리 같은 인간 본성의 선한 가치가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쿤츠의 작품을 비롯해 영미권 서스펜스 스릴러 소설들을 주로 번역해온 유소영이 옮겼다.
북로드. 512쪽. 1만5천800원.
▲ 피오르의 유령 = 춥고 황량한 아이슬란드의 한 외딴 마을. 한 부부와 그들의 친구가 낡은 집을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하려고 배를 타고 그곳을 찾는다.
배가 다시 데리러 올 때까지 그들은 인적 없이 버려진 듯한 집들과 정적 사이에서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는다. 낡은 집을 보수하던 그들은 끊임없이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와 누군가 가져다 놓은 물건들 때문에 악몽 같은 공포에 빠진다. 이 괴이한 집에서 이들은 무사히 일을 마칠 수 있을까.
이들의 운명은 기이한
피가 튀는 살육 장면이 거의 없이 소리, 냄새, 흔적 등으로 밀도 높은 공포감을 자아내는 소설이다. 서스펜스 스릴러와 초자연적 호러의 문법을 잘 버무려낸 작품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아이슬란드에서 '크라임 퀸'으로 불리는 이르사 시귀르다르도티르가 썼다. 김진아 옮김.
문학동네. 360쪽. 1만4천500원.
▲ 슈퍼히어로의 단식법 = 셜리 잭슨상과 안드레 노턴상을 받고 네뷸러상 최종 후보에 5년 연속 오른 미국 과학소설(SF) 작가 샘 J. 밀러의 첫 번째 장편소설. 외모에 대한 강박과 동성애, 가난, 외로움 등으로 힘든 상황에 부닥친 게이 소년이 어느 날 굶을수록 시각, 청각, 후각이 극대화되는 경험을 한다. 평소 슈퍼히어로가 나오는 영화나 만화를 즐겨 보던 맷은 이것이 굶주림으로 인해 얻은 초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윤진 옮김.
열린책들. 456쪽. 1만5천800원.
▲ 악령 = 러시아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5대 장편 소설 중 하나이자 최고의 정치 소설로 꼽히는 작품. 비밀 혁명 조직의 내분으로 일어난 '네차예프 사건'에 충격을 받은 도스토옙스키가 서구의 허무주의와 자유주의에 심취해 혁명을 일으키려는 당대 젊은이들을 비판하려고 쓴 소설이라고 한다. 김연경 옮김.
민음사. 1권 360쪽 1만3천원. 2권 444쪽 1만4천원. 3권 472쪽 1만4천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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