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당시 일백수'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백발이 삼천 장이라/ 수심으로 이렇듯 길어졌다네/ 모르겠네, 거울 속에 비친 모습/ 어디서 가을 서리를 맞았는지를"
우리나라에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중국 시인 이백(李白, 701∼762)이 쓴 '추포가'(秋浦歌)의 일부다. 추포는 오늘날 안후이성 구이츠(貴池) 지역으로, 이백은 이곳을 세 번 찾아 시 70여 수를 남겼다고 한다.
이백은 당나라 인물이다. 시인으로 명성을 떨친 두보(杜甫)도 당대(唐代)에 활동했다. 당나라 문학 중에는 특히 시가 유명해 한문으로 지은 한시(漢詩) 중에서도 당시(唐詩)를 으뜸으로 치는 사람이 많다.
신간 '당시 일백수'(돌베개 펴냄)는 원로 한문학자인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청나라 시기에 편찬된 '전당시'(全唐詩)에 실린 당시 약 5만 수 가운데 101수를 뽑아 번역한 책이다.
저자는 당시가 흥성한 원인으로 '중국을 통일한 후의 정국 안정과 이를 바탕으로 한 경제 발전'을 꼽고 "역대 제왕들이 문학을 애호했고, 사상의 자유가 어느 정도 보장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책에 수록된 시의 작자는 모두 36명. 그중에는 이백·두보·백거이(白居易)·왕유(王維)·맹호연(孟浩然)처럼 유명한 시인도 있지만, 국내 독자들이 다소 생소하게 느낄 법한 인물도 적지 않다.
저자는 각각의 시인을 간략히 소개하고 당시 번역문과 원문, 해설을 실었다.
번역은 한시 특유의 리듬감을 살리는 방향으로 하고, 충실한 주석과 상세한 해설을 덧붙였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한시는 번역 과정에서 작가 이상의 상상력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며 "번역문만으로는 한시에 사용된 수많은 고사를 풀이하고 한시에 내장된 함축적인 뜻을 제대로 전할 수 없다"고 했다.
492쪽. 3만3천 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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