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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옆자리 손님 앉혔다고 “가난한 XX들, 엎어볼까”… 목사 모녀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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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달 27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게시된 ‘음식 다 먹고 나간 다음 환불해달라고 협박하는 목사 황당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공개된 CCTV 캡처 화면에는 한 모녀 손님이 사장에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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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테이블에 다른 손님을 앉혔다는 이유로 식당 주인에게 행패를 부린 뒤, 전화와 문자메시지로까지 지속적인 폭언을 퍼부은 목사 모녀가 경찰에 소환됐다.

경기 양주경찰서는 지난달 경기도 양주시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식당 주인에게 지속적으로 욕설을 한 사건 가해자 모녀를 최근 불러 조사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사건은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글을 통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음식 다 먹고 나간 다음 환불해달라고 협박하는 목사 황당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경기도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식당을 찾은 한 모녀가 옆자리에 다른 손님이 앉았다는 이유만으로 카운터에서 일하던 자신의 아내에게 폭언을 퍼부었다고 밝혔다.

해당 글에 따르면, 모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바로 옆 테이블에 다른 손님이 앉아 불쾌했다는 취지로 항의했다. 글쓴이는 “모든 자리는 떨어져 있고, 칸막이도 되어 있다. 칸막이가 있다 하더라도 손님이 없는 시간에는 홀수 테이블을 먼저 안내한 후 짝수 테이블에 앉을 수 있게 한다”며 “그 손님이 중간에라도 자리바꿈 요청을 했더라면 다른 쪽 테이블로 옮겨드렸을 텐데 나가실 때까지 아무 말 없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일단 ‘죄송하다’고 한 뒤 상황 설명을 했다”며 “그 손님은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계속 욕을 하시고, 큰소리내시고 그러고 나가셨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지난달 27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게시된 ‘음식 다 먹고 나간 다음 환불해달라고 협박하는 목사 황당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사진은 목사 모녀 손님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 캡처 화면./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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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그 손님이) 나간 후 5분 후쯤 매장으로 전화해서 저런 소리를 했다”며 모녀 중 어머니인 A 씨로 받은 전화 녹취록과 문자메시지가 담긴 캡처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A 씨는 “너희 업소에서 안 쓴 거니까 너는 300만 원이다”, “너희같이 가난한 XX들을 협박하면 대체 얼마 줄 건데”, “난 10만 원 내면 되니까 너희 업소는 300만 원 내고 끝내”, “다시 문자질해라. 싸움의 끝은 항상 비극이란 걸 명심해” 등 욕설과 함께 폭언을 쏟아냈다.

글쓴이는 “전화번호를 저장해보니 (A 씨는) 현재 문학 작가시며, 간호조무사이며, 또 목사이시더라. 목사란 사람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저희는 방역수칙을 어기지도 않았는데, 손님이 신고를 하면 걸린다는 둥, 12시간 후쯤 배가 아플 것 같다는 둥, 말도 안 되는 협박 아닌 협박을 계속한다”고 피해를 토로했다.

해당 식당은 “멀리서 오신 분들 헛걸음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당분간 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며 지난달 31일 잠정 휴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사건이 이른바 ‘목사 모녀 갑질 사건’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해당 식당에 음식, 생필품 등을 보내며 응원을 보냈다.

식당 사장은 지난 26일 또 다른 글을 올리고 “일면식도 없는 저희에게 힘내시라고 돈을 보내주신 분들이 계신다”며 시민들로 받은 후원금을 양주시 장애인복지관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큰돈을 기부한 건 아니지만 이번 기회로 인해 저희도 많은 걸 알았다. 앞으로 살면서 꾸준히 저희 부부도 좋은 일 계속 하려 한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목사 모녀 사건과 관련해서는 “아직 경찰 조사 중이다. 수사관님이 가해자에게 어떤 죄명을 적용해야 하는지 고심 중에 있는 것 같다”며 “그 가해자는 저희를 고소했다. 좀 귀찮게 된 거 같은데, 편하게 이 상황을 대처해나가겠다. 지친다고 중간에 좋게 끝내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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