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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일 시민 5만여명 “한인 혐오 DHC 퇴출하라”…편의점 업계에 서명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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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비하 등 혐오 발언 기업과 거래 말라”

DHC, 혐오 글 삭제했지만 소비자·피해자에 사과 없어


한겨레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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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시민들이 재일동포를 비하하는 글을 올려 물의를 빚은 화장품 대기업 디에이치씨(DHC) 제품을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에서 퇴출시켜 달라며 5만여명의 서명을 모아 편의점 운영 회사에 제출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달부터 시민들이 온라인에서 서명을 시작해 5만2353명이 참여했다”며 “24일 세븐일레븐, 로손, 훼미리마트, 미니스톱 등 4곳의 편의점 운영회사에 서명지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서명과 함께 제출한 문서에서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혐오 발언)를 용인하는 디에이치씨와 거래를 계속하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디에이치씨는 소비자나 차별을 당한 피해자 등에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편의점 4곳의 의견을 들은 뒤, 추후 대응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편의점 운영회사들은 거래중단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한 채, 인권 존중 등 거래처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일본 언론에 입장을 전달했다. 세븐일레븐 쪽은 <아사히신문>에 “인권 존중 등 거래처에 협력을 부탁하고 있다”며 “본 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손도 “거래처와 인권에 관한 대화를 계속 하겠다”고 전했다.

디에이치씨 요시다 요시아키 회장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 4월, 5월 재일동포를 혐오하는 글을 회사 누리집에 잇따라 올려 논란이 됐다. 주요 거래처이자 일본 최대 유통업체인 ‘이온’이 디에이치씨에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자, ‘이온’ 쪽에만 사과를 하고 이달 1일 관련 글을 모두 삭제했다. 디에이치씨는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나 재일동포 피해자 등에게 별다른 설명이나 공식사과가 없었다. 일본 최대 유통업체에서 상품을 팔 수 없게 되면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이 가는 만큼, 이온에만 ‘선택적 사과’를 했다는 비아냥이 나왔다.

요시다 회장은 누리집에 “엔에이치케이(NHK), 아사히신문, 국회의원, 변호사, 재판관 등 일본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코리안계가 차지하고 있다”, “코리안계는 뒤통수가 절벽”, “한국인은 화려하고 숨을 내쉬듯 거짓말하는 성격” 등의 혐오 글을 올린 바 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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