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역사 교과서 대화·그리드
인도네시아 이슬람과 사회문화 변동을 연구하는 김형준 강원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인도네시아 이슬람 단체 '무함마디야'의 조직 운영 원리와 의사결정 체계를 탐구했다.
무함마디야는 1912년 이슬람 개혁주의자 아흐마드 다흐란이 설립한 단체로, 현재 회원 수가 약 4천만 명이라고 알려졌다.
저자는 선거를 통한 집단지도 체제, 종교 지도자의 신성화 거부, 자율적인 지방 조직, 토론과 협의를 통한 의사결정을 무함마디야 운영 방식의 특징으로 꼽는다. 이러한 요소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이슬람 단체인 '나들라툴 울라마'와 대비된다. 또 이슬람과 서구식 민주주의가 양립할 수 없다는 견해를 부정하는 근거가 된다.
저자는 무함마디야에 민주주의 전통이 생겨난 이유로 개혁주의 운동, 품위와 예절을 중시하는 자바 문화를 지목한다.
그는 서문에서 2018년 '히잡은 패션이다'라는 책을 발간한 뒤 이슬람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전달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이슬람과 민주주의를 연결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독자가 많겠지만, 무함마디야에 대한 검토가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책을 펴낸 도서출판 눌민은 '필리핀'이라는 서적도 발간했다. '동남아 한인 연구 총서' 첫 책으로, 필리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동엽 부산외대 교수가 필리핀에 정착한 한인 17명의 증언을 담았다.
눌민. 528쪽. 2만 원.
▲ 한중 역사 교과서 대화 = 오병수 엮음.
동북아역사재단이 교과서를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 간 역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2018년에 진행한 학술회의 결과물을 모아 단행본으로 펴냈다.
중국 역사 교과서가 자국 역사 서술 과정에서 민족주의를 어떻게 구현했는지 살피고, 한국과 중국 역사 교과서의 근대사 서술 방식을 분석한 논문을 실었다. 역사교육의 변화 양상과 대응 방안을 다룬 글도 읽어볼 수 있다.
재단 측은 "중국과 역사 갈등이 심화하고 있지만, 새로운 차원의 대화를 모색할 수 있는 디딤돌을 놓고자 책을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동북아역사재단. 494쪽. 2만4천 원.
▲ 그리드 = 그레천 바크 지음. 김선교·전현우·최준영 옮김.
인류학자가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설치된 선로와 관련 시스템 전반을 뜻하는 '그리드'를 분석했다. 그리드는 전력 계통, 전력망, 송배전망 등으로도 표현할 수 있으나, 역자들은 원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저자가 들여다본 미국 그리드는 거대 기업인 한국전력이 지배하는 한국과 달리 수천 개의 '유틸리티'가 운영하고 있다. 그가 오늘날 그리드는 전기 기술과 산업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저자는 "전기의 정체를 파악하려면 그리드를 이해해야만 한다"며 "그리드를 바꾸지 않고서는 에너지 시스템을 개혁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동아시아. 532쪽. 2만2천 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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