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에서 미성년자를 성추행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있는 최찬욱이 심경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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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n번방'의 '박사' 조주빈(26)에 이어 최근 구속된 최찬욱(26)까지 성착취물 제작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이 잇달아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의 "감사하다"는 표현을 두고 실제로 이들이 자의로 범죄행위를 멈추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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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착취물 소지·배포한 최찬욱…"더 심해지기 전에 구해주셔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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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경찰청은 24일 상습 미성년자 의제유사강간·강제추행, 아동성착취물소지·배포 등 혐의로 구속한 최찬욱을 검찰에 송치했다.
최찬욱은 이날 오전 9시 대전둔산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 전 취재진 앞에서 "SNS에 노예나 주인 플레이 놀이를 하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시작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더 심해지기 전에 어른들이 저를 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 같은 사람을 존중해주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하다"며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피해자들과 자신의 가족, 지인 등에게 "죄송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 최찬욱은 소아성애증 치료 등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찬욱은 지난 2016년부터 지난 4월까지 30개의 SNS 계정을 이용해 65명의 아동·청소년 피해자들에게 자신이 여성이라며 접근했다. 이후 이들에게 알몸 사진을 교환하자고 속여 성착취 영상을 전송받았다. 피해자들 중 3명을 유인해 유사강간 및 강제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피해자 지인들에게 영상을 유포하거나 알리겠다고 협박해 추가 촬영을 강요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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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박사방' 조주빈 "내안의 악마의 삶 멈춰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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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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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찬욱의 감사 발언에 앞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박사' 조주빈도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주빈은 지난해 3월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종로서 정문을 나서면서 "악마 같은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성착취를 당한 피해 여성들에 대한 언급이나 사과는 없었다.
조주빈은 지난해 미성년자 등을 상대로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와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일 2심 재판부는 1심 45년형을 깨고 42년형과 함께 10년간의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10년 취업제한, 30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조주빈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피해자를 노예 등으로 지칭하며 거래 대상, 경제적 이익 수단으로 삼아 건전한 성의식 관념을 왜곡했다"면서도 "형벌 목적이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측면이 있지만 한 인간으로서 교정과 교화를 도모하는 측면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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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실제로 범행 멈추기 어려웠을 수도…재범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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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과 최찬욱 등 성착취물 제작 피의자들이 "감사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누리꾼들은 "영웅도 아니고 왜자꾸 감사하다고 하냐" "구해줘서 감사하다니 자기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거냐" "반성이 아니라 고맙다고 하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범행을 일종의 질병처럼 여겨 '치료가 필요하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교수는 "실제로 이들이 범행을 스스로 멈추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수도 있다"며 "장기간 형성돼온 성적 취향을 스스로 제어하기 어려웠다면 재범의 가능성이 높고 교화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자아 기자 kimself@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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