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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산업성과 한국의 산업부의 기후위기 대응은 왜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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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뉴스읽기]

일본,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량 늘리기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일본 기업들도 찬성

한국 전경련 ‘원전 활용’ ‘지원 필요’ 시큰둥

“한국 산업계 적극성이 정부 부담 줄여줄 것”


한겨레

스가 요시히데(왼쪽) 일본 총리가 2021년 4월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지구온난화 방지 정부 대책회의에 참석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도 대비 46% 줄이겠다는 일본의 방침을 밝혔다. 이 목표는 일본의 26% 인하 약속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오른쪽은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교도뉴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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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2일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NDC)를 2013년과 비교해 46%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목표인 26% 감축보다 크게 뛴 수치였다. 이후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이 감축 목표 설정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실루엣이 떠올랐다”는 말을 해 논란이 됐지만, 그 배경에는 일본의 경제산업성과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의 재생에너지 확충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본 발표 이후 일본 정부와 언론 동향 살펴보니

지난 4월말과 5월초 주일본한국대사관이 일본 정부·언론 동향을 정리해 작성한 문건인 ‘일본 정부 상향 NDC 관련 후속조치’ 등을 보면 일본도 한국처럼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아보인다.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성 대신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 발표 다음날인 4월23일 기자회견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늘려서 ‘탈탄소 전원’(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비화석 전원 비율)을 50%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주일본한국대사관은 “일본 국내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40%가 전력에서 발생되는 만큼 온실가스 감축 수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화력 발전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일본이) 판단”했다고 이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는 난항을 겪을 수 있는 점과 원전 비율을 현행 목표인 20%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함께 소개했다.

일본 정부의 감축 목표 상향 자신감은? 산업계의 지원

일본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에는 일본 산업계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일본의 민·관·산 기후변화 연합체인 일본 기후 이니셔티브(JCI)에 참여 중인 92개 일본 기업은 지난 1월 “탈탄소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일본 기업들이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재생에너지 목표를 상향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본 기후 이니셔티브의 성명에는 소니, 파나소닉, 닛산, 소프트뱅크, 니콘, 아사히 등 일본의 각 분야의 주요 기업들이 참여했으며 일본 경단련의 대표 기업인 도시바도 동참했다.

한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은 “글로벌 일본 기업들은 어차피 온실가스 감축 등 변화를 요구받는 현실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일본 산업계의 친정부적 성향을 이해하더라도 민간 부분의 탄소중립 전략이 절실한 상황에서 산업계의 자발적 동참은 정부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 산업계는 “자국 산업 보호와 탄소중립 목표 병행” 요구

한국 상황은 일본과 다소 다르다.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기후위기 대응의 속도 조절을 부탁하는 자료를 냈다. 산업부 온실가스감축팀에서 작성한 자료를 보면 “NDC 목표 상향은 산업경쟁력, 전력수급 등 국가 경제 전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상향 수준에 대한 충부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경제·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과 충분한 사회적 논의·합의를 거쳐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특히 산업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산업계 등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목표 설정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산업부의 이같은 판단은 산업계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국내 한 기업 홍보팀은 “정부가 예산을 확충해서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기업이 안심하고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권인 한 대기업은 18일 <한겨레>에 “정부가 2030년 감축 목표를 재수정하고 있는데, 기업들의 가장 큰 걱정은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 관련 원가 부담 상승 정도”라며 “전세계 주요 국가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면서 저마다 자국 산업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역시 대의에 동참하면서도 자국 산업 보호와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병행해야 한다. 저탄소혁신기술 개발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4월23일 “탄소중립 정책에 공감하지만 현장의 어려움이 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며 기후위기 대응에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또 지난 5월28일에는 “2050 탄소중립에 원자력발전을 적극 활용해야”한다는 주장도 내놓으며 국내 ‘탈원전’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어긋나는 발언을 하고 있다. 16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원전 수출 협력을 위해 체코로 출국하며 산업계와 발을 맞추고 있다.

일본 자민당 정부와 경단련의 오랜 협력 관계도 주목

일본 전문가는 일본 산업계와 일본 자민당 정부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지난해 ‘일본학보’에 공개한 논문 ‘일본 경단련의 정치적 연관성에 관한 연구’(제1저자 김현정 동국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석사과정생) 교신저자로 참여한 송정현 동국대 일본학과 교수는 “경단련은 패전 후 출범하면서부터 줄곧 자민당과 협력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이때문에 현재 여당인 자민당이 추진하는 정책에 경단련은 당연히 동조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 교수는 “스가 총리 전인 아베 총리때부터 일본 자민당 정부는 ‘소사이어티 5.0’이라는 이름의 캐치프레이즈를 내 걸고 4차 산업을 현실 사회에 접목시키겠다고 해왔다. 이때문에 탄소배출량의 저감이나 환경 관련 규제 등은 한국보다 앞서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일본 사회도 한국에서처럼 어떻게 구체적·실질적으로 실현할지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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