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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코로나에 코라도 호강해야...20대 ‘큰손’ 뜬 니치 향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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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니치향수 고공 성장세 속

주요 브랜드, 30대 제치고 20대가 구매비중 1위


한겨레

니치향수.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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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당 30만원 안팎인 고가 프리미엄 향수를 가리키는 ‘니치향수’ 시장에서 20대가 큰손으로 떠올랐다.

17일 신세계인터내셔날 자료를 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4일까지 대표적인 니치향수 브랜드 ‘딥티크’와 ‘바이레도’ 구매자 중 20대 비중은 각각 41%, 39%였다. 각 제품의 30대 비중(각 37%, 36%)을 웃돈 셈이다. 향수를 비롯해 패션과 뷰티 영역의 유행을 2030세대가 주도해 왔지만 20~30만원대를 호가하는 고가향수만큼은 주소비층이 30대였다. 실제 지난해 초부터 지난해 6월14일까지 딥티크와 바이레도의 20대 구매 비중은 30% 내외로 40%중반인 30대에 견줘 10%포인트 남짓 낮았다.

애초 니치향수는 그 이름처럼 향수 틈새를 겨냥한 제품군이다. 일반향수에 견줘 희소성 있는 원료와 독특한 향을 내세운다. 구매력 있는 소수 소비자층을 겨냥한 터라 값도 비싸다. 10만원 안팎인 일반 향수보다 10~20만원 더 비싸다. 50만원을 웃도는 니치향수 제품도 있다. 20대로선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부담이 되는 제품이란 뜻이다.

20대 구매 비중이 커진 핵심 이유로 코로나19 대유행이 꼽힌다. 마스크 착용이 장기화하면서 화장 대신 향기로 개성을 표현하려는 젊은 소비자들이 크게 늘면서 20대의 니치향수 구매가 증가했다는 뜻이다. 니치향수 시장에 20대가 대거 유입되면서 해당 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불어났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해 판매하는 딥티크와 바이레도는 올해 초부터 지난 14일까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5.5%, 29.7% 판매(금액 기준)이 늘었다. 또다른 니치향수 브랜드인 산타마리아노벨라도 같은 기간 판매가 1.5배 뛰었다. 이외에도 수년 새 명품시장에 부쩍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20대에게 니치향수가 가방이나 의류에 견줘 접근성이 좋은 점을 20대의 구매 비중 확대 원인으로 꼽는 시각도 있다. 26만명이 가입한 향수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알바(아르바이트) 월급으로 니치향수를 사고 싶다. 추천해달라”라는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관련 업계에선 니치향수 시장의 성장세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니치향수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브랜드 조말론, 딥티크, 바이레도가 ‘조·딥·바’로 묶여 니치향수 입문자용으로 분류되는 등 니치향수가 이름과 달리 대중 향수로 거듭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딥티크 향은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니치향수가 대중화되면서 점점 익숙해지는 향으로 변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백화점들도 니치향수 매장을 넓히고 수입 브랜드의 가짓수를 늘리고 있다. 한 예로 롯데백화점은 지난 5월 잠실점 에비뉴엘 지하 1층에 297㎡(90평) 규모의 니치향수 존을 만들었다. 이는 기존 니치향수 판매 매장 면적을 두배 키운 것이다. 판매 브랜드도 3개에서 10개로 늘렸다. 지난 1~5월 니치향수 매출이 전년 대비 74%나 증가한 데 깜짝 놀라면서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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