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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한국 위탁생산 추진 獨 큐어백 백신, 예방 효과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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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의 한 호텔에서 프란츠 베르나 하스 큐어백 최고경영자(CEO)와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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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위탁 생산을 추진 중인 독일 큐어백의 코로나 백신 효과가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목표치에 미달하는 것은 물론 미 식품의약국(FDA) 등 각국 의료 당국의 승인을 받기 어려운 수준이다.

16일(현지 시각) 큐어백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성명에서 유럽·라틴아메리카 등 10개국 4만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중간 결과, 자사 백신인 CvnCoV의 예방 효과가 47%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주요 제약사 백신 중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는 시노팜(79%)·얀센(66%)·시노백(51%)에도 못 미치는 효과다. 큐어백 측은 “미리 목표했던 통계적 성공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효과가 기대보다 낮은 주요 원인으로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꼽혔다. 큐어백에 따르면 감염사례 124건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 서열을 분석한 결과, 단 1건만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보고된 초기 바이러스였고 나머지에선 최소 13종에 달하는 변이가 확인됐다. 이중 57%가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인도에서 최초 발견된 ‘우려 변이 바이러스’에 해당했다. 프란츠 베르너 하스 큐어백 최고경영자(CEO)는 “중간 결과가 더 좋게 나타나길 희망했지만 전례 없이 광범위하고 다양한 변이들의 도전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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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어백 페이스북


큐어백이 최종 결과에서도 백신 예방률 50%를 넘지 못하면 미 식품의약국(FDA)·세계보건기구(WHO) 등의 긴급 승인을 받을 수 없다. 이들이 예방률 최저치로 설정한 수치는 50%다. 다만 최종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하스 CEO는 “최소 80건의 추가 사례로 최종 분석을 계속 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백신 효과는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유럽 각국의 백신 보급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앞서 유럽연합(EU)은 최대 4억500만회분에 달하는 큐어백 백신을 구매하기로 했다. 유럽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 접종 후 나타난 희소 혈전 부작용 문제로 화이자·모더나 백신처럼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큐어백 백신에 대한 관심이 컸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큐어백의 주가는 이날 발표와 함께 시간 외 거래에서 종가보다 45%가량 떨어진 51.5달러가 됐다.

한편 정부는 자체 생산 시설이 부족해 위탁 생산지를 찾고 있는 큐어백 백신의 국내 위탁 생산을 추진 중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스트리아 국빈 방문 중 하스 큐어백 CEO와 화상 면담에서 “큐어백의 향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생산 거점으로 한국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달라. 한국 정부는 글로벌 백신 허브 추진 TF를 통한 원부자재, 생산시설 확충 지원 등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청와대도 이날 면담을 계기로 큐어백과 지속적 협력을 위한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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