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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실탄 충분하지만…하림이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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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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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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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하림그룹이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대금은 충분했지만 외부에서 파악한 것과 달리 실사 결과 과정에서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내부 기조도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림은 14일 "예비실사를 실시했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스타항공 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림이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이스타항공 입찰은 쌍방울·광림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하게 됐다.

하림은 그동안 '항공물류' 강화를 목적으로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육상물류는 하림이, 해상물류는 팬오션이 수행하고 있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육해공 종합물류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는 복안이었다.

하림의 이스타항공 인수대금은 넉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팬오션 유보금 1900억원 등 하림그룹 내 현금성자산에 여유가 있고 하림지주만 해도 연간 2조원의 매출과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어 실탄은 충분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실사를 거치면서 이스타항공 인수시 들어갈 비용이 예상보다 높아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이달 초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이 대략 1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운영비도 상당부분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그정도면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이스타항공의 부채가 하림이 예상하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실사 후 이스타항공 부채는 2500억원 정도라고 전해진다.

앞서 김 회장도 이스타항공 인수의지를 피력하면서도 실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바 있다. 그는 당시 "현재 이스타항공 내부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실사를 통해 인수가치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인수를 한다, 안한다 이야기 할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이 화물운송 분야에 강점이 없다는 점도 발을 뺀 배경으로 꼽힌다. 이스타항공은 동남아 여객운송에 특화돼 있는 대표적인 LCC(저비용항공사)로 지난해 항공물류 비중은 0.3%에 그친다. 하림의 주요 곡물 수입원인 북미 등 장거리노선에 대한 면허가 없어 큰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대부분의 항공기를 모두 리스사들이 회수한 상태여서 화물용 항공기를 대거 구매하거나 리스해야 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에 추진하고 있는 도시첨단물류단지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을 또 벌리기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림은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서울시와 맞서고 있다. 2016년 4525억원을 들여 부지를 매입했는데 서울시의 반대로 지난 2월 기준 금융비용, 각종 세금, 개발용역비 등 1500억원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림 측 관계자는 최종 입찰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배경과 실사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면서 "도시첨단물류단지 추진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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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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