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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은행권, 비금융서 살 길 찾는다…新 플랫폼 사업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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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사진=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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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은행권이 전통 금융업에서 벗어난 비금융 사업 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종업과의 합종연횡에서 벗어나 직접 사업에 진출,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을 예고하는 모습이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금융 사업에서 살길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인 신한‧KB‧우리은행 등은 비금융 사업을 시작했거나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금융에서 벗어나 소비자 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플랫폼 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 구축을 준비중이다. 은행이 배달주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배달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한 가운데 신한은행의 도전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최근엔 사업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비금융 신사업을 전담하는 ‘O2O 추진단’을 신설했는데 해당 조직은 은행 앱이 가진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은행이 직접 플랫폼을 운영해 금융·비금융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설립 목표다. 조직의 첫 과제가 음식 주문 플랫폼 구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음식 주문중개 플랫폼’을 지정받은 바 있다. 해당 서비스는 은행의 플랫폼 비즈니스 진출 허용 확대의 첫 사례였다.

신한은행의 투자금액은 14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비금융 관련 플랫폼 개발에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신한은행이 비금융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화는 ‘금융’에서 찾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계좌 기반 결제 시 실시간 정산이 가능해지는 만큼 가맹점 소상공인들이 매출 대금을 빨리 확보할 수 있다. 금융상품 대출 이용 시에도 우대 금리를 제공하고, 배달기사를 위한 전용 대출 상품도 차별화 서비스로 제공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부동산과 금융을 합친 플랫폼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지난 3월 리브부동산(Liiv부동산)을 차세대 버전을 출시했는데 앱 다운로드 수는 100만 건을 돌파했다. 실거래가·매물가격·공시가격·인공지능(AI) 예측 시세·빌라시세 등 부동산 가격 정보를 한곳에서 조회할 수 있고 유튜브·구글·네이버·다음의 단지별 검색 결과를 한 번에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편의점과 연계한 택배 픽업 서비스를 연내 시작한다. 우리WON뱅킹에서 고객이 근처 편의점을 지정해 배달 픽업을 신청한 뒤 방문해 처리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은 전국 편의점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EBS미디어와 함께 금융과 교육 콘텐츠 융합에서도 나선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 지급결제 플랫폼 사업을 자회사로 분사해 적극적으로 지급결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은행의 비금융 서비스 플랫폼사업 진출은 핀테크 업체들의 선전과 같은 금융환경 등의 변화로 이미 예상된 부분이다. 은행간 경쟁이 아니라 핀테크 업체, 나아가 전 산업 권역과의 경쟁이 시작되면서 플랫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관건은 소비자 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비금융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오는 8월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 데이터 활용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 앞으로 기업 성장성을 결정 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금융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 “투자의 규모 차이, 서비스 방향, 주타킷층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회사 전략이 수립되고 실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금융사업 진출의 첫 시작점과 같은 때에 사업의 흥행과 실패를 논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 시켜 나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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