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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압도적 1위 없는 여성 패션 쇼핑몰, 에이블리vs지그재그vs브랜디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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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인력의 30%, 많게는 50%가 IT 인력인 온라인 패션 쇼핑몰.’

여성 온라인 패션 쇼핑몰 빅3로 꼽히는 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의 공통점이다.

남성 온라인 패션시장을 무신사가 장악했다면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장은 최근 2~3년 사이 급부상한 신생 업체 3사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기존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체 인력의 10% 수준으로 유지하는 IT 인력을 30%, 많게는 50%까지 끌어올려 10~30대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모바일 쇼핑 경험을 제공, 시장을 삼등분 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조선비즈

왼쪽부터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구동 화면. / 각 앱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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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1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지그재그가 7500억원, 에이블리가 3800억원, 브랜디가 3000억원 순이다. 앱(애플리케이션) 출시 3~6년 만에 낸 성과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의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의 작년 거래액이 1300억원 규모였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4월 기준 월 이용자 수는 에이블리 422만명, 지그재그 316만명, 브랜디 166만명 순이다.

3사의 성장세와 화제성은 투자 열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035720)가 지난 4월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을 인수한 데 이어 에이블리는 이달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등 총 7개사로부터 6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2019년부터 2년 간 신세계(004170)의 벤처캐피탈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여성 온라인 패션 쇼핑몰 최대 규모인 1060억원을 투자 받았다. 브랜디는 지난달 네이버와 산업은행의 1호 이커머스 투자기업으로 선정됐다.

지그재그와 브랜디는 각각 2015년과 2016년, 에이블리는 2018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이 등장할 때만 해도 국내 여성 온라인 쇼핑 시장은 스타일난다, 난닝구, 임블리 같은 1세대 패션 스타트업이 장악하고 있었다. 이 회사들은 동대문에서 도매 의류를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연매출 1000억원대 회사로 성장했다.

1세대 패션 스타트업이 온라인 성장세에 힘입어 오프라인으로 역(逆)진출 하자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온라인 쇼핑몰과 브랜드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그재그는 동대문 의류를 파는 여성 온라인 쇼핑몰을 모은 서비스로 출발했다. 에이블리는 유명인사가 디자인한 옷을 판매하는 셀럽마켓 모음 앱, 브랜디는 국내 여성 쇼핑몰과 블로그마켓, 브랜드를 한 데 모은 쇼핑앱으로 시작했다.

스타일난다, 난닝구 등이 온라인에 최적화된 쇼핑 환경을 제공했다면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는 모바일 앱 중심이다. 소비자의 구매 이력을 빅데이터,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구매 확률이 높은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10~30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추천만 해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국내 이커머스 평균인 0.3~1% 대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그재그의 서정훈 대표는 개발자 출신이고 에이블리 강석훈 대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차의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두 사람 모두 IT기술과 인연이 깊다. 브랜디의 서정민 대표는 쿠팡, 카카오, 이베이코리아 등 주요 IT기업 출신 인력을 적극 채용했다. 전체 인력 중 3분의 1이 개발자다.

유통업계에선 3사가 차별화된 서비스로 충성고객을 유치했지만 카카오, 신세계 같은 대기업들이 패션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시장 판도가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고 본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이 10~20대 여성 고객 비중이 높은 온라인 패션 편집숍 W컨셉을 4월 인수했고, 무신사는 5월 여성 고객이 주력인 29cm과 스타일쉐어를 샀다.

지그재그는 국내외 이용자 수가 5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채널을 적극 활용해 고객층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상품을 밤 9시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직진배송)를 본격 시작한다. 에이블리는 투자금을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고도화, 해외 판로 개척에 쓰기로 했다. 브랜디는 주문 상품을 반나절 안에 보내주는 하루배송을 도입한 데 이어 하루배송 상품에 대해 무제한 무료 반품을 시작했다. 육아 쇼핑앱인 마미도 출시하는 등 서비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이현승 기자(nalh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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