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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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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덩이' 해양플랜트, 유가상승에 조선사 효자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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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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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대규모 에지나 FPSO가 31일 경남 거제 조선소에서 나이지리아를 향해 출항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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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황이 빠르게 회복되는 가운데 수년간 침체기였던 해양부문도 살아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유가가 점차 상승하면서 해양 개발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부문 인력을 감축하며 수주 기대를 접었던 조선사들은 다시 수주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가 발주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P-79)의 건조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설비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심해 유전인 브라질 부지오스 필드에 설치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탈리아 사이펨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2월 입찰에 참여했다. 이번 계약이 체결되면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 이후 2년 만에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는 것이다.


브라질·나이지리아·말레이시아 해양플랜트 발주 임박…韓 조선3사 수주 유력

앞서 한국조선해양도 지난 1월 5000억원 규모의 미얀마 쉐(Shew) 공사를 수주하며 2018년 10월 이후 약 2년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을 알렸다. 이어 지난달 싱가포르 조선사인 케펠과 함께 페트로브라스사가 발주한 FPSO 1기(P-78)를 수주했다. 총 공사금액은 2조5000억원,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선체의 계약금액은 8500억원이다. 한국조선해양은 FPSO의 부유와 저장기능을 하는 선체 공사를 맡았다.

페트로브라스가 FPSO 1기(P-30)를 추가 발주하면서 추가 수주 가능성도 커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입찰 자격을 얻었다. 페트로브라스는 현재 부지오스에 4기의 FPSO를 운영하고 있는데, 오는 2030년까지 8기를 추가 투입해 하루 2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의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나스도 엔지니어링 업체를 대상으로 세 번째 심해용 부유식 LNG생산설비(FLNG) 기본설계(FEED)를 위한 입찰을 진행했다. FLNG는 해상에서 시추한 천연가스를 액화시킨 뒤 자체 저장, 운송할 수 있는 종합설비다. 기본설계 소요 기간은 15개월 정도 소요되는데 해양설비 발주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페트로나스의 첫 번째 FLNG를 건조한 대우조선해양과 두 번째 FLNG를 건조한 삼성중공업이 수주처로 거론된다.

이외에도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 봉가 사우스 웨스트 아파로의 FPSO 프로젝트 수주를 노리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하반기 발주가 예상되는데 나이지리아 현지에 합작조선소가 있는 삼성중공업이 유리하다.


효자에서 골칫덩이 된 해양부문…유가상승 업고 금의환향하나

국내 조선3사는 올 초까지만 해도 해양부문 수주에 큰 기대를 접은 상태였다. 1기 당 가격이 일반 선박의 수배에 달하는 해양플랜트는 조선시황이 악화된 2008년 이후 국내 조선사들의 구원투수였다. 한때 조선사 실적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하던 해양플랜트 사업은 2014년 미국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유가하락이 본격화되자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엑슨모빌, BP(브리티시페트롤리엄), 로열 더치 쉘 등 오일메이저들의 해양플랜트 발주가 급속히 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저가 수주에 이미 맺었던 계약이 연기되고 취소되면서 막대한 손실까지 떠안아야 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신규 유전 개발 사업이 전면 중단되자 조선3사는 올 초 해양부문 수주 목표도 낮춰 잡았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엔 별도로 운영하던 조선사업부와 해양사업부를 통합해 조선해양사업부로의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올해 해양부문 수주 목표도 지난해 목표 6억4300만 달러의 3%인 2000만달러로 설정하며 기대를 아예 접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해양부문 인력을 감축하며 장기 불황에 대비했다.

그러나 유가가 점차 상승하면서 해양부문 분위기도 반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해양부문에서 현재까지 총 12억 달러(약 1조3500억원)를 수주하며 예상 밖으로 선전하는 중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배럴 당 20.4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지난 4일 70.03달러까지 오르며 2019년 5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글로벌 경기 개선으로 석유 수요는 당분간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가 수요 전망이 좋고, 더 이상 개발 프로젝트를 미룰 수 없어서 해양플랜트 발주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드릴십 등 시추설비쪽은 아직 움직임이 없지만 기존에 연기됐던 생산설비쪽은 계속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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