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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신간] 동물 인문학·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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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 동물 인문학 = 이강원 지음.

동물 경영학 박사 출신인 저자가 인류의 역사를 바꾼 동물에 관해 정리한 책이다. 동물들의 삶이나 특징을 이야기하면서 동물과 인간의 삶이 어떻게 연결됐고, 상호 작용을 했는지 등을 살핀다.

책은 고양이가 인류의 눈에 띈 것은 탁월한 사냥 능력 때문이라고 말한다. 쥐가 배에 타면 식량을 축내고 전염병이 번지며 선체 곳곳에 상처가 나는데, 고양이가 쥐를 사냥하면서 15~16세기 대항해 시대가 열렸다고 주장한다. 고양이가 인류에게 더 큰 세상으로 마음껏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줬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또 돼지가 중국과 미국의 무역 전쟁을 일으켰다고 소개한다. 중국인은 돼지고기를 다른 식량보다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평안하게 정치를 하려면 공급이 부족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책은 2018년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을 벌일 때 중국이 돼지의 주식인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에 높은 관세를 매긴 것을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하던 팜 벨트 지역 농민들에게 타격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이 때문에 중국 내 양돈 농가와 소비자가 경제적인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책은 기원전 53년 터키 땅인 카레에서 파르티아군이 낙타를 잘 활용해 로마의 크라수스 원정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으며, 모피를 향한 인간의 욕망이 아메리카 대륙 서부 개척의 원인 중 하나라고도 주장했다. 인류는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성공했지만, 수많은 동물의 헌신이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물과사상사. 332쪽. 1만7천500원.

연합뉴스


▲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 이동호 지음.

스물여덟이던 2014년 귀촌해 농촌에서 돼지가 자라는 환경을 보고 채식을 결심했다는 저자가 동물을 키우고 먹는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카카오의 글쓰기 플랫폼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이다.

저자는 귀촌 후 축산 동물과 업계의 열악한 현실을 목격하고 채식을 시작했지만, 의문이 뒤따랐다고 한다. 인간은 잡식동물로 태어났는데 고기를 먹는 것 자체가 문제인지,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란 동물의 고기는 먹어도 되는지 등 질문을 품으며 돼지 3마리를 1년간 키운다.

책은 동물을 모두 대안 축산 방식으로 기르자거나 모든 사람이 채식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개개인의 작은 선택이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버려지는 비인기 부위 고기를 소비하면 사육용 가축의 수를 줄일 수 있고, 자연 축산 방식으로 생산된 고기를 먹으면 동물의 불필요한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중요한 건 우리가 먹는 고기의 이면을 직시하고 어떤 고기를 먹을지 선택하는 것"이라며 "동물의 고통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나가고, 인간과 인간이 먹는 동물이 상호 연결돼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창비. 192쪽. 1만5천원.

연합뉴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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