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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하림의 ‘자금’·쌍방울의 ‘의지’...이스타항공 인수전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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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현금성 자산 하림이 앞서

매각가 최소 1000억대 중후반

본 입찰서 나올 청사진에 주목

헤럴드경제

공격적인 인수합병(M&A)로 그룹 사세를 키워 온 하림과 쌍방울이 각각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출사표를 내면서 이들의 진검승부가 전망된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또 한번 그룹 도약기를 맞을지, 또는 ‘승자의 저주’에 몰릴지도 큰 관심사다. 두 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 또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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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이스타항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하림그룹과 쌍방울그룹이 참여했다. 하림그룹은 해운업 계열사인 팬오션을, 쌍방울그룹은 크레인·특장차 전문업체 광림, 반도체 계열사 미래산업,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가 컨소시엄을 이뤄 도전장을 냈다.

두 그룹 모두 현재 회생 M&A 매물로 나온 이스타항공이 제시하는 ‘엔트리 밸류(신규산업 진입시 투자 비용)’에 주목해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이 최근 2년여 간의 암흑기를 딛고 기지개를 펴려는 시점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회생을 통해 슬림해진 이스타항공의 매력도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자금력 측면에서는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한 하림그룹이 일단 유리한 판세로 풀이된다.

하림그룹은 하림지주 자회사로 있는 팬오션을 인수주체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팬오션이 1분기말 보유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240억원에 이른다. 이는 공익채권 700억원, 회생채권 1800억원 등 이스타항공의 2500억원대 부채규모를 고려한 매각가격에 근접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채권단 등 매도자 측은 공익채권을 우선 변제하고 회생채권 변제율을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매각가를 희망하고 있어, 최소 1000억원대 중후반대 매각가가 예상되고 있다.

쌍방울그룹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광림·미래산업·아이오케이는 각각 382억원, 148억원, 391억원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 동원할 수 있는 자산이 900억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금융 또는 재무적투자자(FI) 유치 등 추가 동원 전략이 필요한 상황으로 예상된다.

앞서 M&A로 성장해 온 두 그룹이 오는 14일 진행되는 본입찰에 어떤 청사진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하림은 이스타항공 인수로 팬오션과 함께 해운과 항공 간 시너지를 내 물류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1986년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식품으로 출발한 하림은 2010년대 들어 NS홈쇼핑 등 굵직한 M&A를 통해 사세를 불렸다. 2015년에는 법정관리 중이던 국내 최대 벌크 운송사 팬오션을 인수하며 단숨에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이스타항공을 품게 되면 ‘육해공’ 전방으로 그룹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쌍방울을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오른 광림 역시 M&A를 통해 사업을 확장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최대주주 손바뀜 이후 쌍방울은 광림과 컨소시엄을 이뤄 2016년 카메라모듈·광학필터 업체인 나노스를 인수하며 IT(정보통신) 산업에 뛰어들었고, 2018년 케이에스와이위너스를 인수하는 등 M&A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가장 최근인 2019년에는 남영비비안을 인수하기도 했다.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의 주가는 입찰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31일부터 사흘째 횡보하고 있다. 2일 오전 기준 팬오션과 하림, 하림지주는 1~2%대 상승세를 이어가는 한편, 광림·미래산업·아이오케이는 1~2%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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