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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국도 미얀마 같은 쿠데타를…’ 트럼프 첫 안보보좌관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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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 극우 음모론 집단 관련 행사에서 답변

CNN 등 “미얀마식 쿠데타 지지하는 듯 보여”

플린 “쿠데타 할 이유 없다고 발언…언론이 왜곡”


한겨레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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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첫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이 ‘미얀마 쿠데타와 같은 일이 미국에서도 일어나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플린은 5월30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극우성향 음모론 집단인 큐어넌(QAnon) 관련 포럼에서 한 청중이 ‘미얀마에서 일어난 일이 왜 여기서는 일어날 수 없는지 알고 싶다’고 묻자 “이유가 없다. 내 말은 그것은 여기서 일어나야 한다. 이유가 없다. 그게 옳다”고 대답했다.

이 발언을 놓고 <시엔엔>(CNN) 방송과 <더 힐> 등 미 언론은 플린이 미국에서도 미얀마식의 쿠데타가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걸로 보였다고 풀이했다. <시엔엔>은 “몇 달 동안 큐어넌과 트럼프 지지 온라인 포럼은 미얀마에서의 군사 쿠데타를 찬양해왔고,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복귀할 수 있게 그와 같은 일이 미국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암시해왔다”고 전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2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무너뜨리고 권력을 장악했다. 군부는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무력 진압해 지금까지 수백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미얀마 쿠데타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자 플린은 언론이 자신의 발언을 정반대로 왜곡했다며 부인했다. 그는 31일 자신의 텔레그램에 “매우 분명히 해두자. 미국에서 어떤 쿠데타도 일어나야 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나는 어느 때에라도 그런 종류의 행동을 촉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그는 “언론이 내 발언을 조작하는 것에 낯설지 않다. 따라서 행사에서 받은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을 되풀이하겠다. 이곳(미국)에서 그것(쿠데타)이 일어나야할 이유는 없다”고 적었다.

플린의 발언이 미국에서의 쿠데타를 지지하는 것처럼 해석된 이유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지난해 11월 대선 결과를 부정해온 그의 전력 때문이다. 그는 트럼프의 패배가 굳어진 지난해 12월 백악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한다면 경합주에서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그 주에서 각각의 선거를 다시 치르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린은 30일 포럼 행사에서도 “트럼프가 이겼다. 그는 국민들의 투표에서 이겼고, 선거인단 투표도 이겼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다.

3성 장군 출신인 플린은 트럼프 백악관에서 첫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았다가, 러시아와의 부적절한 접촉 의혹으로 한달도 채 안 돼 사임했다. 그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과 관련해 허위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대선 직후 그를 전격 사면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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