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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자백

화성 외국인 집단폭행은 고려인 마약조직 싸움... 16명 ‘범죄단체’ 적용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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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에서 발생한 외국인들의 대낮 집단폭행 사건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려인(과거 소련 지역에 거주하는 동포의 후손) 마약 제조·판매 조직의 다툼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당시 사건 가담자를 포함해 다수 조직원을 마약사범으로 구속 기소했다.

수원지검 강력범죄형사부(원형문 부장검사)는 27일 당시 사건을 계기로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와 협력해 외국인 마약류 및 폭력 사범에 대한 집중단속을 거쳐 화성, 평택, 안산, 아산, 김포 일대에서 마약류를 판매하며 폭력을 행사해 온 외국인 23명을 구속하고, 이 가운데 16명은 마약류 판매 목적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죄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마약사범에게 범죄단체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최초 사례이면서, 외국인에게 ‘범죄단체' 혐의를 적용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마약범죄는 조직원끼리도 서로 알지 못하는 점조직 형태여서 판매책을 검거하더라도 조직 전모를 밝히기는 어려워 그간 마약류 판매 목적 범죄단체 혐의 기소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대부분 우즈베키스탄 국적인 고려인들이 결성한 이 조직은 작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평택에서 시가 6400만원 상당의 스파이스(합성 대마) 640g(1280회 투약분)을 제조해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자신들의 구역에서 마약을 판매한 외국인들을 집단 폭행하고, 판매대금을 제대로 상납하지 않거나 수괴의 이름을 함부로 발설했다는 이유로 내부 조직원을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수괴인 A씨 아래에 스파이스 원료 공급 및 대금 수금을 담당하는 중간 간부, 구역과 조직원을 관리하는 폭력배인 ‘토르페다'(러시아어로 어뢰), 마약류 제조책, 판매책을 두고 역할을 분담해 통솔체계를 갖추고 범행을 저질렀다. 또 수괴에 관해 발설하지 말 것, 스파이스를 피우지 말 것, 조직을 배신하지 말 것 등의 규율도 뒀다.

A씨 등은 지난 2월 8일 한낮에 경기 화성시 남양동에서 발생한 외국인 집단폭행 사건을 계기로 덜미가 잡혔다. A씨 등 가해자들은 다른 차량을 미리 대기시켜 승용차를 가로막아 세운 뒤 차량 유리창 등을 깨고 피해자 2명을 끌어내려 둔기로 폭행한 뒤 달아났다.

당시 가해자들은 모두 후드티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을 숨겼으며, 쇠몽둥이 등으로 차량 유리창을 깨부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의 집단폭행 장면은 뒤차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겨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퍼지면서 외국인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서 A씨 등은 집단폭행 상대방이 자신의 조직을 경찰에 신고하고, 판매책을 흉기로 위협해 스파이스를 강탈한 사실을 접하고 보복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도 스파이스를 피우는 마약 투약 사범으로 이 사건 이후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권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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