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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6월 미얀마 학교엔 교사도 학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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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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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청년들이 쿠데타에 반대하는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만달레이|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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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새학기 개학을 1주일여 앞두고 미얀마에서 교사 12만5900명이 정직처분을 받았다.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불족종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다. 여기에 독재정권에서 교육받을 수 없다며 수업을 거부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다음 주 개학을 앞두고 미얀마 교사 12만5900명이 정직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2019년 기준 미얀마 초중고 교사 수는 약 43만명이다. 전체 교사의 3분의 1 이상이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된 것이다. 미얀마 교사단체는 “대학교직원 1만9500명도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 교사는 로이터통신에 “정직처분은 교사들을 겁주려는 것”이라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해고하면 전체 시스템이 마비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새학기에 학교에 나가지 않고 수업을 거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4살 딸을 둔 한 학부모는 “내 딸을 군부 독재자들에게 교육받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18세 학생인 르윈은 “민주주의가 회복되면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미얀마의 10~20대는 시민불복종 시위 초기부터 최전선에 섰다. 민주진영을 대표하는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는 국제사회에 미얀마 교사들과 학생들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며, 군부가 통제하는 교육부에 자금을 기부하는 것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미얀마 교육시스템은 쿠데타 이전에도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은행 자료를 보면 아웅산 수지 전 국가고문이 집권할 때에도 교육 관련 예산이 국내총생산(GDP)의 2%도 되지 않았다. 지난해 93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지수 조사에서 미얀마는 92위를 기록했다. 쿠데타 이후 교사 대량 정직과 수업 거부가 겹치면서 미얀마의 교육은 더욱 열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현장에 교사도 학생도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생긴 것이다.

미얀마에서는 시민군과 정부군 사이의 무력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23일엔 카야주에서 시민군이 경찰서를 무력으로 장악하고 경찰 15명을 사살했다. 시민군은 체포한 경찰 4명의 사진도 공개했다. 이날 카야주 데모소의 고속도로에서도 군부와 이들의 진입을 막으려는 시민군과의 교전이 벌어져 군경 13명이 사망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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