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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며 각종 위험자산들이 고꾸라졌고,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까지 처음 등장했다.
월가 덮친 비트코인 쇼크
1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8% 내린 3만3896.04에 거래를 마쳤다. 3만4000선이 무너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9% 하락한 4115.68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03% 떨어진 1만3299.74를 기록했고,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78% 내린 2193.64를 나타냈다.
장 초반부터 약세였다. 비트코인 가격이 장중 3만달러 수준까지 폭락하면서 주식 같은 위험자산은 일제히 내렸다.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의 잇단 돌출행동에 더해 중국발(發) 규제 악재까지 덮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떨어졌다.
비트코인와 직접 연관된 주식은 지수보다 더 큰 폭 내렸다. 비트코인 강세장을 이끌다시피 한 테슬라 주가는 이날 2.49% 내린 주당 563.46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경우 이날 한때 일부 서비스가 마비되는 소동 끝에 5.94% 급락했다. 전세계 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마이크로 스트래티지의 경우 6.64% 하락했다.
테슬라 등 고평가 기술주를 대거 담고 있는 아크 인베스트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는 1.75% 하락하며 연중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이는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라 굴리는 상장지수펀드(ETF)다. ARKK의 주요 편입 종목은 테슬라, 텔라독 헬스, 로쿠, 스퀘어, 줌, 쇼피파이, 질로우, 트윌리오, 스포티파이, 유니티 소프트웨어 등이다.
첫 테이퍼링 신호 보인 연준
오전장 당시 비트코인 쇼크에 이어 오후장 들어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나왔다. 연준이 이날 내놓은 지난달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몇몇 참석자들은 “경제가 FOMC의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진전할 경우 향후 언젠가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FOMC 의사록에서 테이퍼링 가능성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연준 인사들이 공개석상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밝히는 것과는 약간 다른 기류다. 미국 물가 지표 등이 예상을 웃도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미세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조금씩 생기는 것으로 읽힌다.
일부 위원들은 “최근 물가를 올리고 있는 공급망 병목 현상과 원자재 부족 사태가 빠르게 회복하지 않을 수 있다”며 “올해 이후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산업에서는 공급망 교란이 예상보다 더 지속할 수 있다고 분석한 위원들도 나왔다.
핌코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채권 구루’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CNBC에 나와 “증시는 연준이 경제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인플레이션에 느리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3.94% 오른 22.18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내렸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19% 내린 6950.20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1.77% 하락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43% 빠졌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 지수는 1.71%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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