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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왜 여성 캐릭터는 무능하거나 죽는가…젠더로 영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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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여성, 영화에 묻다'© 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송강호 분)의 가족 중 죽는 캐릭터는 왜 기정(박소담 분)이었을까. 영화 '괴물'에서 현서(고아성 분)만 괴물에 희생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여성, 영화에 묻다'는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들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젠더 관점에서 쓴 영화 평론이자 에세이다. 국내외 영화를 다 다뤘으나 주로 한국 영화를 대상으로 했다.

저자가 주목한 것은 한국 영화 속에서 여성 캐릭터가 아예 부재하거나 도중에 홀연히 사라지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2017년 한국 영화 흥행 순위 10위권에 든 영화 중 '벡델 테스트'(영화에 이름을 갖는 여성이 둘 이상 등장할 것, 이 여성들이 서로 한 번이라도 대화할 것, 대화 주제가 남자와 관련된 것이 아닐 것)를 통과한 영화는 한 편도 없다고 한다.

여성이 영화의 주인공이어도 형편은 그리 다르지 않다. 영화 '윈드리버' 주인공은 살인사건 현장에 파견된 유일한 FBI 요원이지만 서툴고 미숙해서 남자 주인공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무력한 존재로 그려진다.

살인사건이나 성폭력을 다룬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어떤가. 저자는 성폭행에서 살아남은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 '한공주'마저 피해자의 생존보다 고통을 극대화한 장면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고 지적한다.

'기생충'을 비롯해 한국 영화가 날로 전진하고 있지만 그곳에 여성의 서사가 없다는 현실에 저자는 이렇게 묻는다.

"그것은 너무 부당하고 가혹하지 않는가?"

◇ 여성, 영화에 묻다/ 박인영 지음/ 삼인 펴냄/ 2만2000원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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