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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취재파일] 우리가 눈 감은 사이,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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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여름은 우리에게 폭염보단 역대급 장마와 연이은 태풍이 먼저 기억나는 해이다. 작년 태풍과 호우로 생긴 피해액만 1조 원이 넘는데, 이 수치만으로도 작년 상황을 실감할 수 있다. 이 피해액은 최근 10년간 발생한 태풍과 호우 피해액의 무려 3배를 넘는 금액이다. 실제 작년 여름(6~8월) 기온도 23.9℃로 평년 23.7℃와 거의 비슷했다. 우리가 무더위를 기억하지 못할 만하다.

그렇다면 온난화 추세가 다소 꺾인 걸까? 지난달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세계기후상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은 2016년과 2019년과 함께 역대 가장 더웠던 3개년 중 하나로 나타났다. 산업혁명 이전보단 지구 평균 기온은 무려 1.2℃나 오른 것으로 분석됐는데, 파리협정 목표치에는 이제 0.3℃ 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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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WMO, 모든 국가별 데이터의 2020년 전 지구 평균 기온값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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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며 온난화는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안타까운 것은 인류가 이 온난화 추세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기후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우리가 모든 걸 알고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주제 역시 이런 연구의 일환이다.

이산화탄소, 밤에 더 많이 나와



강과 개울 등 내륙에 위치한 담수의 면적은 내륙 전체의 20% 미만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전체 85% 이상으로 훨씬 많다. 강이나 개울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단위 면적당 배출량도 바다보다 4배 정도 많다. 물론 전체 총량은 바다가 더 많겠지만, 그만큼 강과 개울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중요하고 기후를 예측함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는 것이다. 현재 기후모델에서도 강과 개울에서 나오는 이런 배출량을 고려해 미래 기후를 예측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해외 연구팀이 강과 개울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이 과소평가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콩고나 아마존 같은 강들을 포함시키는 동시에 고해상도 측정을 통해 전 보다 정밀한 데이터를 얻어냈다. 모두 전 세계 66개 지역의 57년치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분석 결과 야간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지금껏 계산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동안의 분석은 평균적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사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주로 측정했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중 최대 배출량이 나타나는 시간 중 이 시간대의 비중은 10% 정도로 미미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최대가 되는 시간대 대부분이 밤사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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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방식(노란색)에 따르면 주간에만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을 보이지만, 이번 연구 결과(짙은 회색)를 보면 밤사이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을 알 수 있음.)

간과한 사실, 아직도 모르는 게 많아



강과 개울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평균적으론 밤에 방출되는 양이 낮에 방출되는 것보다 30% 정도 많았다. 강에서 나타나는 생지화학 과정이 이러한 차이의 주요한 원인인데, 쉽게 호흡과 광합성의 차이로 생각하면 된다. 수중 플랑크톤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선 광합성을 통해 유기물을 생성해야 하는데, 광합성엔 빛이 필요해 주로 낮에 광합성이 이뤄진다. 이때 이산화탄소가 흡수되고 산소가 방출된다. 그런데 밤엔 빛이 없기 때문에 광합성을 할 수 없고, 낮보다 호흡의 비율이 커지면서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많아지는 것이다.

결국 현재 기후모델에서 고려하고 있는 강과 개울 등의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과소평가됐다는 것이다. 더 정확한 기후 예측을 위해선 모델에서 이런 부분들이 개선돼야 한다.

기후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우리나라는 탄소중립 2050을 내세웠고, 세계 각국도 기후협약에 맞춰 각자의 계획대로 나아가고 있다. 과학의 발전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의 사용 비중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고, 언젠간 인류가 화석연료에 더이상 의존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해본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이 이렇게 우리가 모르던 부분을 밝혀내 어두운 미래를 고찰하게 하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한 연구 외에도 아직도 기후모델에서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요소들이 많다. 극 지역의 메커니즘, 동토층이 녹았을 경우의 상호작용 등 현재 과학이 담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 지금 우리 눈 앞에 놓인 1.5℃, 2℃라는 이 숫자들을 좀 더 걱정스레 바라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참고문헌>
Lluís Gómez-Gener et al., "Global carbon dioxide efflux from rivers enhanced
by high nocturnal emissions", nature Geoscience(2021) 14, 289–294, doi.org/10.1038/s41561-021-00722-3
서동균 기자(wind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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