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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프랑스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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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혁명, 인간은 세계를 바꿀 수 있을까·동아시아에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프랑스의 정체성 = 페르낭 브로델 지음. 안옥청·이상균 옮김.

'역사학의 교황'이라고 불리는 프랑스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이 쓴 마지막 연구서. 저자는 본래 네 부분으로 나눠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었으나, 원고를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 일부만 사후에 출간됐다.

아날학파를 이끈 저자는 역사학뿐만 아니라 지리학, 경제학 등 학문 경계를 넘나들며 역사의 구조를 탐구하고자 했는데, 이 책에서도 지리학 관점으로 역사를 보고자 했다.

그는 유럽에서 비교적 일찍 왕권이 확립된 프랑스가 역사적으로는 '다양성의 나라'였다고 강조한다. 프랑스를 연구하다 보면 단일민족 국가는 없으며, 수백 수천 개의 프랑스가 시대를 초월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가 책에 실린 19세기 프랑스어 사용 지역 지도이다. 지도를 보면 파리와 주변 지역 일부만 완전한 프랑스어권이고, 오늘날 국토의 절반 이상 지역에서는 프랑스어가 주요 언어가 아니었다.

저자는 결론에서 "영토 변두리 지역에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단일한 프랑스를 건설하는 일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었다"며 사회·경제·정치·문화 등 모든 분야의 힘이 모여 하나의 프랑스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푸른길. 440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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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혁명, 인간은 세계를 바꿀 수 있을까 = 차명식 지음.

인문학 스타트업 활동을 하는 30대 청년이 1968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대규모 사회운동인 68혁명에 대해 한 강의를 글로 옮겼다.

그는 68혁명을 구기 종목의 '올스타전'에 비유한다. 체 게바라, 수전 손태그, 해나 아렌트 등 현대사에 족적을 남긴 많은 인물이 68혁명과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인간성, 미디어와 이미지, 소수자 운동, 세대 갈등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68혁명을 들여다본 저자는 50여 년 전과 현재 상황이 비슷하게 느껴지더라도 단순히 역사가 반복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모든 것을 단지 무의미한 반복으로 여긴다면, 우리는 세계를 변화시킬 능력도 삶을 살아갈 이유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북튜브. 232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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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시아에서 자유주의는 무엇인가 = 강명희 지음.

근대 서양에서 발생한 이념인 자유주의가 동아시아 삼국인 한국, 중국, 일본에서 어떻게 수용됐는지 분석한 학술서.

중국사를 전공한 저자는 서양 자유주의 정치사상을 소개한 뒤 19세기 후반 동아시아 사상가들이 매우 생소한 개념이었던 '자유'를 학습하고 받아들인 과정을 논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동아시아 자유주의 특징과 한계, 성취를 정리했다.

저자는 "한자문화권이 자유에 접속하는 과정에는 곤혹과 의심이 얽혀 들어가 있어서 자유가 '주의'로 여겨지기 어려웠다"며 비판 정신과 토론, 관용을 중시하는 자유주의 가치를 재성찰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한울엠플러스. 424쪽. 4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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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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