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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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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은 김종인처럼…광주 간 野초선들, 중진들은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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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10일 광주를 찾아 “광주 정신은 특정 지역과 특정 정당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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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10일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찾았다. 조수진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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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미애·김형동·조수진 의원 등 국민의힘 초선 9명과 김재섭 비상대책위원, 천하람 전남 순천ㆍ광양ㆍ곡성ㆍ구례갑 당협위원장 등은 광주를 찾아 국립 5ㆍ18민주묘지에 참배했다. 이들은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곧 마흔한 돌을 맞는다. 광주 정신으로 통합과 화합의 불을 밝히겠다”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초선 의원들은 이날 “전두환 신군부에 맞선 5월 광주의 희생은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조수진 의원은 광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라며 “5ㆍ18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며 사법적 판단도 끝났다”고 말했다. 박형수 의원도 “4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광주항쟁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지금이라도 전두환 전 대통령은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 진실을 명확히 얘기하고 광주 시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후 옛 전남도청과 5ㆍ18 민주화 운동 당시 아시아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였던 노먼 소프 사진전을 방문했다.

이 같은 초선 의원들의 ‘호남 끌어안기’ 행보는 국민의힘에선 전례를 찾기 어렵다. 20대 국회 때만 해도 반대로 '사고'가 잦았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선 초선들이 “80년 광주 폭동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 운동이 됐다(이종명 의원)”, “5ㆍ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김순례 의원)” 등 막말 논란의 당사자였다. ‘호남은 민주당 텃밭’이라는 인식이 강해 당도 적극적인 호남 구애 전략을 펼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에서도 “호남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광주를 찾은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은 “호남이 없으면 국민의힘이 없다는 의지를 가져가야 한다”며 “우리 당이 ‘친호남’이 아닌 ‘핵(核)호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임기 중 세 차례나 광주를 찾아 5ㆍ18 묘역 앞에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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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19일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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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엔 국민의힘 의석(101석) 중 과반(56석)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나선 것이다.

최근 국민의힘내엔 영남 지역구를 둔 중진들이 잇따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도로 영남당’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복당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초선 의원들은 “낡은 보수의 껍질을 버리고 과감히 당을 개혁하자”(지난달 8일 단체 기자회견),“소금도 오래되면 곰팡난다”(10일 김웅 의원)며 이런 상황에 저항하고 있다.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웅 의원은 호남(전남 순천) 출신이기도 하다.

당 중진들 사이에선 이 같은 초선 의원들의 행보에 대한 불편함도 감지된다. 이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의원은 ‘도로영남당’ 지적에 대해 “출신 지역 갖고 사람 판단하는 것은 이미 옛날 방법”이라며 “자해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중진 의원은 “김종인 전 위원장을 등에 업은 초선 의원들이 얼마나 개혁적이라고 볼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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