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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미국 증시 더 간다”… 서학개미 S&P500 ETF ‘풀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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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김기홍(42)씨는 지난달 상장지수펀드(ETF)인 ‘STANDARD & POOR’S DEPOSITORY RECEIPTs’(이하 SPDRs)에 2000만원을 투자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거래 중인 SPDRs는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대형 기업의 주가를 지수로 만든 S&P 500지수의 등락과 같은 수준의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ETF다. 그는 “미국 주요 기업들에 분산 투자하고 싶고 미국 주요 지수들도 상승하는 모습이어서 여윳돈을 넣었다”고 했다.

1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김씨가 투자한 SPDRs는 최근 1개월(4월 8일~5월 7일) 동안 국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이다. 개인투자자는 이 기간 1억2573만3181달러(약 1400억원)를 순매수했다. 2위인 테슬라(9325만2698달러‧약 1040억원), 3위 코인베이스(9268만5135달러‧약 1030억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매수했다.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S&P 500지수를 좋게 전망하고 상승할 것이라는데 베팅하고 있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시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최근 연준은 S&P 500 등 미국 증시가 과열 양상을 보인다고 구두 경고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6일(현지 시각) 연준이 공개한 금융안정보고서는 “그동안 급등해 온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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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500 ETF의 최근 1년 가격. / 그래픽 = 김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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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이 투자한 SPDRs는 총자산 기준 미국 최대 ETF다. ETF 분석기관인 ETF 데이터베이스(Database)에 따르면 총자산은 3617억8500만달러(약 403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에는 370달러선(12월 31일 373.88달러)에 머물렀지만 4개월여 만에 400달러를 돌파하며 꾸준히 상승 중이다. 지난 7일에는 422.1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 대비 가격 상승률은 13.27%다.

ETF 분석 사이트인 ETF.COM에 따르면 이 ETF가 투자하는 업종은 기술주가 33.23%로 가장 비중이 높고, 이어 소비재(15.43%), 금융(13.56%), 헬스케어(12.55%) 등의 순이다. 투자기업별로 보면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은 애플(5.73%)이었고 마이크로소프트(MS)(5.27%), 아마존(3.97%), 페이스북(2.15%) 등에 대한 투자 비중도 높았다. 버크셔헤서웨이(1.53%), 테슬라(1.46%), JP모건(1.36%), 존슨앤드존슨(1.24%) 등도 보유 중이다.

이와 관련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는 테슬라 등 개별 종목에 투자해 많은 이익을 얻으려 했지만, 최근에는 미국 시장 자체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이렇게 시장을 사는 행위는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김도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도 “미국 시장에서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중소형 성장주들의 주가가 주춤하다 보니 이제는 균형 잡힌 투자를 원해 S&P 500 ETF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전자보다 코스피200지수 ETF에 투자하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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